자본확충 통해 투자 여력 키워
[ 하헌형 기자 ] ▶마켓인사이트 2월16일 오전 5시32분
하나금융그룹의 부실채권(NPL) 투자 회사인 하나에프앤아이가 16일 300억원어치의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발행했다. NPL 투자회사가 영구채를 발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구채는 명목상 만기는 있지만 발행 기업이 계속 만기를 연장할 수 있어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받는다. 하나에프앤아이의 이번 영구채도 명목 만기는 30년이지만 무기한 연장이 가능하다. 발행 금리는 연 6.7%다.
이 영구채에는 하나에프앤아이가 발행일로부터 5년이 지났을 때 채권을 조기 상환할 수 있다는 조건(콜옵션)이 붙어 있다. 이때 상환하지 않으면 2.5%포인트의 금리가 가산돼 연 9.2% 금리가 적용된다. 그 뒤에는 1년마다 0.5%포인트씩 추가 이자가 붙는다.
한 증권사 채권 연구원은 “영구채 발행 기업들이 콜옵션을 행사해온 관례에 비춰 하나에프앤아이도 발행 5년 뒤 조기 상환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경우 하나에프앤아이는 5년 만기 회사채를 연 6.7% 고금리로 발행한 셈이 된다. 신용등급이 ‘A-’인 하나에프앤아이의 5년 만기 회사채 유통 금리(연 4.596%)보다 2%포인트 이상 높다.
하나에프앤아이가 고금리 영구채를 발행한 것은 자본 확충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NPL 투자 여력도 키우기 위해서다. 하나에프앤아이는 지난해 2월에도 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을 확충했다.
한 국내 신용평가회사 관계자는 “이번 영구채 발행으로 조달한 돈을 전액 자본으로 회계 처리하면 재무안정성 지표인 레버리지 비율(자기자본 대비 총자산 비율)을 7.8배 수준에서 5.2배까지 떨어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하나에프앤아이의 자체 회계 처리와 별개로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이번 영구채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의 30~50%만 자본으로 인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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