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투자진흥회의] '한국판 에어비앤비' 키운다…일반 가정에 민박 영업 허용

입력 2016-02-17 17:31  

공유·스포츠·건강산업 활성화

골프장 회원 80%만 동의해도 퍼블릭 전환
건강관리 가이드라인 마련…의료와 교통정리



[ 조진형 / 이승우 기자 ] 국내에서도 자기가 사는 집을 국내외 관광객에게 내줘 민박 영업을 할 수 있는 ‘한국판 에어비앤비’가 허용된다. 이르면 올해 하반기에 부산 강원 제주부터 선별적으로 관련 규제가 풀린다.

정부는 17일 열린 제9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이 같은 서비스 신산업 육성을 위한 규제 완화 방안을 확정했다. 기획재정부는 전 세계적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공유경제, 스포츠산업, 건강관리 등 3대 서비스 신산업을 적극 육성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① 서울은 공유 민박 내년 하반기 가능

한국형 공유경제 사업에서 정부가 우선 순위를 두고 있는 분야는 숙박이다. 미국에선 숙박공유서비스 업체인 에어비앤비(Airbnb)가 글로벌 호텔 체인을 위협할 정도로 급성장하면서 기업가치가 225억달러(약 27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한국에선 숙박업 등록·신고 없이 주택을 민박용 등으로 제공하면 불법이어서 관련 산업이 크지 못하고 있다.

정灌?‘공유민박업’을 신설해 본인이 거주하고 있는 주택으로 숙박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 다만 기존 숙박업소 반발을 고려해 영업할 수 있는 기간을 연간 120일로 제한하기로 했다. 주택 임대사업자들이 숙박업으로 전환해 임대주택 공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정부는 2분기에 규제프리존특별법을 제정해 부산 강원 제주 등에 공유민박업을 우선 허용하기로 했다. 서울 등 다른 지역은 내년 7월께 문화관광체육부가 추진하는 통합숙박업법(가칭)이 국회 문턱을 넘어선 이후 가능하다. 고광희 기재부 신성장정책과장은 “오피스텔을 제외한 아파트 단독주택 등은 집 전체나 일부로 민박영업을 할 수 있게 된다”며 “공유민박 영업을 하려면 세금 납부를 위해 개인사업자로 신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② 캐디·카트 선택제 골프장 확대

정부는 스포츠산업도 적극 육성하기로 했다. 스포츠시장은 2014년 41조원에서 2017년 50조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관광산업(2014년 23조원)의 두 배를 넘는 규모다.

스포츠시설 확충을 위해 그린벨트, 국가하천 등에 대한 규제를 풀기로 했다. 민간 기업이 그린벨트에 복합체육관을 지을 때 지금까지는 연면적 800㎡까지만 허용됐다. 그러나 앞으론 최대 1500㎡까지 지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 올해 조세특례제한법을 개정해 종합체육시설에도 제조업 수준의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를 적용해 세금을 깎아주기로 했다.

골프 대중화 정책도 한층 강화한다. 골프 이용료를 낮추기 위해 캐디·카트 선택제를 골프장 150개곳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또 경영난에 빠진 회원제 골프장의 퍼블릭 전환 요건을 완화할 예정이다. 지금까지는 회원 전부가 동의해야 전환이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80% 이상만 동의해도 되도록 올 상반기 중 체육시설법을 개정하기로 했다.

새로운 여가문화로 떠오른 캠핑 관련 규제도 개선한다. 건축법상 용도에 ‘야영장 시설’을 별도 신설해 입지규제를 덜어내고 보전녹지·보전관리지역은 환경영향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야영장을 허용한다. 국유림 산림사업 범위에 야영장을 추가해 대규모 친환경 야영장을 조성한다. 연내 후보지를 발굴해 민간 사업자 선정까지 끝낸다는 계획이다.

③ 스마트 건강관리시장 첫 단추

건강관리서비스 활성화 방안도 주목된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3분기까지 의료행위가 아닌 질환예방, 건강유지 등 건강관리서비스 종류를 명확히 규정하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 의료서비스 분야 그레이존 해소제도를 마련해 현행 규정 적용 여부가 불명확한 경우 신속하게 유권해석을 내려주기로 했다.

한국은 세계적인 의료기술과 한방 등 연관산업이 발달한 데다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임에도 건강관리서비스에 대한 정의가 명확하지 않아 시장이 형성되지 않고 있다. 1990년대 이미 건강관리서비스 시장이 열린 미국이나 고령화에 맞춰 민간 중심으로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는 일본과는 대조적이다. 이형렬 기재부 서비스경제과장은 “스마트기기의 융복합 추세 속에 건강관리서비스의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며 “건강관리 직업군도 다양해져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진형/이승우 기자 u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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