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성·공천 물갈이 놓고 대립
[ 은정진 기자 ] 총선을 50여일 앞두고 국민의당이 안철수 상임 공동대표와 김한길 상임 공동선거대책위원장 간 불화설이 불거지면서 내홍에 휩싸였다. 창당 초 측근 인사 문제로 촉발된 신경전이 최근 교섭단체 구성을 둘러싼 당 정체성 문제, 호남 현역의원 ‘물갈이’ 문제로까지 번지며 분란을 겪고 있다. 그 사이 창당 초반 20%대까지 치솟았던 당 지지율은 최근 9.5% 수준까지 떨어졌다.
김 위원장은 2주 동안 서울 마포 당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며 안 대표와의 불화설에 불씨를 피웠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도 불참했지만 갈등과 관련한 여론을 의식한 듯 국회에서 열린 첫 의원총회에는 참석했다. 이어 최원식 국민의당 수석 대변인 부친상 빈소에서 안 대표와 조우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최고위 회의는) 원래 내가 들어갈 회의가 아니지 않느냐”며 그동안 불참 이유를 설명했다.
혼선은 김 위원장과 친한 것으로 알려진 최재천 무소속 의원의 국민의당 영입 무산이 단초가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최 의원은 최근 “(국민의당에) 전혀 합류할 의사가 없다”고 했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당 사무총장 및 총선기획단장직 물망에 올랐던 최 의원 대신 안 대표 측근인 박선숙 전 의원을 기용하면서 꼬이기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당 한 관계자는 “한창 공들이던 최 의원 영입이 박 사무총장 인선으로 물 건너갔다”며 “의원들 모임에도 나오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안 대표가 17일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를 공동 선대위원장으로 임명한 것도 갈등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안 대표는 창당 초 김 위원장을 상임 선대위원장으로 임명해 선대위 체제에 상당한 권한을 맡기는 듯했지만 결국 이날 이 교수를 공동 선대위원장으로 세우면서 김 위원장의 권한을 분산시킨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들린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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