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은 기자의 핫플레이스] 설거지 하면서 가족들 바라볼 수 있는 '디하우스 오픈키친'

입력 2016-02-19 11:27   수정 2016-02-19 13:09

거실 향한 싱크대 설계 '대면형 주방' 구현
주방-식탁-거실 일자 구조 '가족 소통 강화'





[이소은 기자] 지금까지 봤던 아파트 평면과는 확실히 달랐다. 현관을 들어서면서부터 새로운 광경이 펼쳐져 낯설기까지 했다. 대림산업이 개발한 신평면으로 설계된 ‘e편한세상 테라스 오포’ 얘기다.

서울 및 수도권에 오랜만에 반가운 눈이 내렸던 지난 16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e편한세상 테라스 오포’ 모델하우스를 찾았다. 이달 초부터 대림산업이 새로운 평면을 적용했다고 홍보해온 터라 더욱 그 모습이 궁금하던 차였다. 얼마나 다르고 얼마나 새로울까. 모델하우스에 전시된 유닛에 들어서자마자 그 실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신평면이 전시된 유닛은 전용면적 84㎡A와 116㎡, 두 가지 타입이 전시됐다. 현관을 들어서자 생경한 모습이 눈앞에 펼쳐졌다. 정면에 주방이 바로 보였고 주방 옆으로는 식사 공간과 거실이 길게 뻗어있었다. 현관 정면에 자녀방이 있고 복도 공간을 이용해 거실과 주방으로 통하는 구조의 기존 판상형 아파트와는 완전히 달랐다.



평면 설계 도면을 보니 차이점이 또렷하게 눈에 들어왔다. 기존 아파트가 전면에 방-거실-방(3베이)을 배치하는 구조로 설계됐다면 이 아파트는 전면에 주방-거실-방을 배치했다. 사람들이 이미 익숙해져있는 구조를 거스르고, 새로워서 낯설기까지 한 이 구조를 개발한 이유는 뭘까.

“오늘날 가족 구성원 간에 가장 많은 대화가 오가는 공간이 식탁 공간이라고 판단해 집에서 빛이 가장 잘 들고 밝은 위치에 주방과 식탁을 배치했다”는 게 상품개발총괄을 맡은 김상윤 대림산업 상무의 얘기다.

설명을 듣고 보니 전면에 배치된 주방과 식탁, 거실이 전혀 분리되지 않은 하나의 공간(원룸)처럼 보였다. 기존 판상형 아파트는 주방과 거실 사이에 복도 공간이 있어 따로 벽이 있진 않아도 두 공간이 서로 분리된 것처럼 느껴졌는데 이 아파트는 달랐다. 엄마의 공간인 주방과 가족들의 공간인 거실이 식탁을 매개로 자연스럽게 연결돼있었다.



이 아파트처럼 주방과 식탁, 거실이 일자로 이어진 형태를 LDK(Living room-Dining-Kitchen·거실-식탁-주방) 오픈 구조라고 부르는데 최근에는 복도 공간이 없는 탑상형 아파트에서 주로 이 설계를 적용하고 있다.

LDK 오픈 구조의 장점을 더욱 효과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이 아파트에는 주방 싱크대가 식탁과 거실을 바라보는 구조로 설치됐다. 유닛을 둘러보던 기자들 사이에서 “엄마들이 굉장히 좋아 하겠다”는 감탄이 오갔다. 설거지를 하면서도 거실의 가족들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게 매력 요소로 작용할 것 같다는 얘기다.



실제로 많은 아파트들이 대면형 주방을 구현하기 위해 거실을 바라보는 형태의 ‘ㄷ’자 구조를 많이 도입하고 있지만 정작 싱크대는 벽 쪽에 붙이는 경우가 많았다. 대면형이라고는 하지만 음식 재료를 씻거나 설거지를 할 때는 가족들을 등지고 벽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이해윤 대림산업 과장은 “엄마들이 실제로 주방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 싱크대 앞이란 점을 고려해 거실을 바라보는 형태로 설계했다”며 “엄마가 가족들과 대화하며 음식을 준비하고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상차림을 돕게 되는 오픈 키친을 구현했다”고 말했다.


30대 여성인 기자의 눈에도 오픈 키친 구조는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가족들이 엄마가 요리하는 과정을 가까이서 지켜보고 돕기도 하면서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을 것 같았다. 나아가 이런 환경에서 성장한 아이들은 주방을 엄마의 공간이 아니라 가족 전체가 함께 지내는 공간으로 인식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다만 싱크대와 조리대가 완전히 공개된 구조라 호불호는 갈릴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누군가에게는 주방이 크게 내보이고 싶지 않은 공간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현관문을 열자마자 처음 보이는 곳이 주방이기에 항상 청결한 상태로 유지해야 한다는 게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을 것 같았다.

엄마가 된 기분으로 싱크대 앞에 서서 거실 쪽을 바라보니 확 트인 듯한 개방감이 들었다. 이유는 거실이 그만큼 길쭉하게 설계됐기 때문이었다. 전면에 방을 두 개에서 하나로 줄이고 거실을 확장한 구조라 기존 아파트에 비해 LDK 공간을 길게 설계할 수 있었던 거다.

대림산업에 따르면 기존 e편한세상 아파트의 전용면적 84㎡ 판상형은 주방 끝에서 거실 끝까지의 길이가 8.7m 수준(복도 공간 포함)이었다. 복도 공간이 없는 탑상형의 경우 7.2m로 더 짧았다.


그러나 신평면을 도입한 이번 아파트는 복도 공간이 없음에도 LDK 공간의 길이가 9.2m나 된다. 거실 면적이 길고 넓기 때문에 가족들은 각자의 취향과 특성에 맞춰 공간을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다. 아트월에 TV를 걸고 맞은편에 소파를 놓는 획일화된 거실 구조를 탈피해보자는 취지다.


이병훈 대림산업 분양소장은 “소파를 자유롭게 배치하고 한쪽 벽면을 서재로 만들면 집 안에 북카페를 만들 수도 있고 어린 아이가 있을 경우 대규모 놀이방으로 꾸밀 수도 있다”며 “그랜드피아노를 놓으면 거실을 연주회장으로 이용할 수도 있다”고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이처럼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평면을 개발하기 위해 대림산업은 그동안 방과 거실을 나누던 구조벽을 허물었다. 욕실 등 습식 공간에만 최소한의 구조벽을 두고 다른 공간은 벽 없는 개방형으로 설계한다. 나머지는 수요자들의 상황에 특성에 맡기는 식이다. 집에 직?들어가서 살게 될 가족들이 자율적으로 공간을 분할하고 방을 배치하면 된다.



대림산업은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신평면 디하우스(D·HOUSE)를 ‘e편한세상 테라스 오포’를 시작으로 올해 분양 단지 중 30~40%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디하우스는 다른 집(Different House), 다양한 집(Diverse House), 디자인 한 집(Design House), 꿈이 있는 집(Dream House), 대림이 짓는 집(DAELIM House)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한편, 대림산업은 일부 가구에 디하우스를 적용한 ‘e편한세상 테라스 오포’를 이달 분양한다. 오는 26일 문을 여는 모델하우스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역 인근(삼평동 649, 650)에 마련된다.

이소은 한경닷컴 기자 luckyss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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