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 시간 길수록 줄어드는 수명

입력 2016-02-2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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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미현 기자 ] 출퇴근 시간 붐비는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 스트레스를 받은 경험이 있을 겁니다. 저 역시 가끔 아침 식사를 못 하고 나온 날에는 한 시간 남짓 걸리는 출근 시간 동안 어지러워서 고생한 적이 있는데요. 출퇴근 시간이 길면 건강에도 좋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습니다.

크리스틴 호에너 미국 워싱턴대 의대 교수팀은 2000~2007년 건강검진을 받은 텍사스주 12개 도시 거주자 429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출퇴근 거리가 먼 사람일수록 건강이 나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출퇴근 거리가 15㎞ 이상인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고혈압일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24㎞ 이상인 출퇴근자들은 지방 과다, 비만인 비율이 높았습니다. 장거리 출퇴근자들은 불면, 우울증, 분노 등 정신적인 고통도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에리카 산도브 스웨덴 우메아대 지리학과 교수가 스웨덴 인구 통계국 자료를 토대로 출퇴근 거리와 사망률을 조사한 결과도 이와 비슷했습니다. 장거리 출퇴근 여성의 사망률이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54%나 높았습니다.

조수현 중앙대 가정의학과 교수는 “오랜 시간 출퇴근으로 유발되는 스트레스가 혈당, 혈압, 콜레스테롤 수치를 증가시켜 뇌혈관질환과 심혈관질환 위험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출퇴근 시간을 줄이기는 어려운 만큼 ‘건강하게 출퇴근하는 방법’을 알고 있으면 도움이 될 텐데요. 버스나 지하철에 앉아서 이동할 때는 자세를 바르게 해 척추와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다리를 꼬거나 머리를 숙이지 말고 허리, 어깨를 바르게 하는 게 좋습니다.

이상윤 중앙대 재활의학과 교수는 “서서 이동할 때는 양쪽 다리에 체중을 고르게 분산하고, 가방은 백팩이나 크로스백을 메는 게 좋다”며 “무릎과 발목을 수시로 스트레칭하고 발뒤꿈치를 들었다 내렸다 하는 동작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책이나 스마트폰을 볼 때는 30㎝ 이상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자가용보다는 지하철 등을 이용해 걷는 시간을 조금 더 늘리면 도움이 됩니다. 나이가 젊어 건강에 자신이 있더라도 오랜 시간 출퇴근을 하는 직장인들은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하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출퇴근할 때 두통이나 어지럼증이 있을 때는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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