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순손실…주가 40% 급락
비핵심자회사 팔고 해외법인 청산…34개 계열사 혹독한 구조조정
부채비율 낮추고 분기배당 도입…외국인, 연일 매수 상위 종목에
[ 김익환 기자 ] 포스코가 최악의 시기를 벗어나고 있다. 창사 이래 처음으로 지난해 당기순손실을 내면서 주가가 내리막길을 걸었지만 올 들어 뚜렷한 반등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매도 공세’를 펼쳤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포스코 주식을 다시 쓸어담으며 상승세의 주역으로 나섰다. 포스코의 구조조정과 주주친화 방안 등이 효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포스코 쓸어담는 외국인
포스코는 2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2.04% 오른 20만500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20만원 선을 넘어선 것은 작년 8월4일(20만1000원) 이후 6개월 만이다.
포스코는 작년 한 해에만 주가가 39.56% 빠졌고 연일 ‘1년 최저가’ 행진을 이어갔다. 올 들어서도 하락세는 이어졌다. 지난달 21일에는 15만6000원까지 떨어져 2004년 8월6일(15만5000원) 이후 11년5개월 만에 최저가로 추락하기도 했다. 지난해 962억원의 순손실을 뺨?등 부진한 실적을 내자 투자자들이 등을 돌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회사 주가는 지난달 21일 이후 이날까지 한 달여 만에 28.52% 급등했다. 이 기간 기관투자가와 외국인들이 2309억원, 954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외국인의 ‘귀환’이 눈길을 끈다. 포스코는 지난해 외국인 순매도(1조841억원) 3위 종목이었지만 이달 들어서는 순매수 4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빅배스 효과’ 보나
증권업계에서는 포스코의 구조조정 노력이 투자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낸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빅배스(big bath:누적된 부실을 한꺼번에 털어내는 것)’에 준할 정도의 부실을 청소했다. 포스화인 포레카 뉴알텍 등 비핵심 자회사를 매각했고 부실 해외 법인을 잇따라 청산하는 등 작년에만 34개 계열사를 구조조정했다. 비핵심 계열사 및 유형자산을 처분하면서 7948억원의 투자손실(영업외손실)을 냈다. 하지만 손실이 더 깊어지기 전에 부실 계열사를 처분한 만큼 장기적으로 사업체질 개선에 보탬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부채비율(작년 말 기준)이 78.4%로 전년보다 9.8%포인트 낮아지는 등 재무구조도 호전됐다. 재고자산을 팔고 외상 대금(매출채권)을 회수하는 형태로 지난해 3조6000억원을 마련해 차입금 일부를 상환한 덕분이다. 포스코건설과 포스코특수강 일부 지분을 매각해 확보한 자금 일부도 빚을 갚는데 썼다.
◆바닥 다지는 주가
포스코 주가가 바닥을 다지고 있다는 것이 증권업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해외 경쟁업체와 비교해 유독 저평가받고 있다는 점을 그 근거로 제시한다. 이 회사의 주가순자산비율(PBR=주가/주당순자산)은 0.4배로 일본 신일철(0.59배), 중국 바오산강철(0.73배) 허베이강철(0.71배) 우한강철(0.78배), 독일 티센크루프(2.64배) 등보다 낮다.
올해 포스코에서 도입하기로 한 분기배당제 등 주주친화 방안도 주가를 끌어올리는 데 적지 않은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고배당 기업은 외국인들이 선호한다. 장기적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등 실적도 개선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김미송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철강 제품의 공급과잉을 불러온 중국 철강업체의 구조조정이 예고된 만큼 철강 제품 가격은 오름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도 해외 계열사 구조조정이 이어지며 투자손실이 예상되고 달러 강세로 환차손이 불어나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포스코는 이에 대해 “규모가 큰 부실계열사의 구조조정을 마무리했기 때문에 손실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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