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w&Biz] '산별노조 탈퇴' 이끈 태평양…"근로자 선택권 내세워 승소"

입력 2016-02-23 18:33  

장상균·이욱래 등 태평양 노동팀, 3심부터 맡아 파기환송 이끌어

"발레오전장 노사 지지가 큰 힘…기업별 노조 전환 많아질 것"



[ 김인선 기자 ]
지난 19일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로 국내 노동계에 지각변동이 일게 됐다. 대법원은 전국금속노동조합 등 산별노조 산하 지부·지회가 스스로 개별 노조로 전환할 수 있다는 판결을 내렸다. 산업현장발(發) 노동개혁의 촉매제가 될 판결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만큼 노동계에 미치는 파장이 큰 사건이다.

이번 대법원 판결을 이끌어낸 주역은 법무법인 태평양의 노동팀이다. 태평양은 1·2심에서 지고 있던 이번 사건을 3심 공개변론부터 맡아 역전승을 일궜다. 장상균(사법연수원 19기), 이욱래(22기), 박영훈(24기), 이승철 변호사(29기) 등이 주인공으로 네 명 모두 법관 출신이다. 장 변호사는 서울행정법원 부장판사를 끝으로 2012년 3월 태평양에 합류했다. 박 변호사와 이욱래, 이승철 변호사는 법원과 김앤장 법률사무소를 거쳐 태평양으로 자리를 옮겼다.

태평양이 이 사건을 맡기 전까지만 해도 피고인 발레오전장노조의 승소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분석이 많았다. 1·2심 법원은 원고인 釜鄲陸뗌?손을 들어줬다. 태평양은 사건이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회부된 뒤 사건을 맡아 공개변론까지 4개월간 준비했다. 사건 기록이 수천 쪽에 달할 만큼 치열한 다툼이었다.

이미 상고이유서가 제출된 상황이었다. 태평양 노동팀은 단체행동권이 노동조합 단위의 권리가 아니라 노동자의 권리라는 점을 쟁점으로 부각해 승기를 잡았다. 장 변호사는 “헌법과 노동조합법이 단일한 형태의 노동조합만을 보호하는 법이 아니며, 산별노조만 근로자의 권리를 더 잘 보호할 수 있다는 주장은 법률 정신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공개변론에서 펼쳤다”며 “개별 근로자가 자신의 이해관계를 가장 잘 대변할 조직 형태를 선택할 수 있게 하자는 게 우리의 주요 논리였다”고 설명했다.

발레오전장노조와 회사 측의 전폭적인 지원도 큰 역할을 했다. 박 변호사는 “노조 조합원의 회사에 대한 애사심이 매우 컸고 어떻게 해서든지 경주지역에 발레오전장 같은 튼튼한 일자리를 후손에게 물려주고 싶다는 열정이 강했다”며 “노조원들이 재판에 필요한 동영상을 직접 찍고 탄원서도 작성해서 보내주는 등 회사와 노조가 일치단결해 적극적으로 지원해줘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욱래 변호사는 이번 대법원 판결이 산별노조가 더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산별노조가 개별 조합원의 의사를 하향식이 아닌 상향식으로 반영하고 개별 사업장에 맞는 노동운동을 펼쳐야 할 것”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많은 사업장 노조에서 산별노조를 탈퇴해 기업별 노조로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철 변호사는 “현재 대법원에 상신브레이크, 한국양계축협 등 비슷한 사건이 올라가 있다”며 “이번 대법원 판결로 산별노조에서 기업별 노조로 바꾸는 사례가 많아지고 총회무효확인 소송 등 법정 다툼은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인선 기자 ind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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