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제약 홍수 속 10년 아성 지키기 '초강수'
하루 한 번 먹는 제품 출시…중장년층 '호응'
[ 김형호 기자 ]
발기부전치료제 ‘시알리스’ ‘비아그라’의 특허만료 이후 국내 시장은 제네릭(복제약) 발기부전치료제의 대격전장이 되고 있다. 지난해 9월 시알리스 특허 만료 이후 100여개 제품이 쏟아졌다. 2012년 화이자의 비아그라 특허만료 때와 비슷한 숫자다. 주요 국가 가운데 두 오리지널 제품의 특허가 모두 풀려 복제약이 이처럼 대거 쏟아지는 나라는 많지 않다.
복제약이 본격적으로 출시된 뒤 오리지널 발기부전치료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비아그라 복제약인 한미약품의 ‘팔팔’은 지난해 매출 233억원을 올려 비아그라의 매출 106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시알리스 복제약인 한미약품의 ‘구구’, 종근당의 ‘센돔’도 출시 직후인 지난해 10월 월간 처방 금액에서 오리지널을 앞섰다.
가격 67% 낮춰 판매량 42% 증가
이런 가운데 국내 오리지널 발기부전치료제 업체인 동아에스티가 공격적인 가격 인하 정책으로 반격에 나서 주목된다. 동아에스티는 지난 1월부터 ‘자이데나’의 가격을 무려 67% 인하하는 초강수를 뒀다. 더 이상 복제약의 공세를 보고만 있지 않겠다는 의지다. 이에 따라 자이데나 고용량은 5000원, 저용량은 3000원대로 가격이 대폭 낮아져 복제약과의 가격 격차가 사실상 사라졌다.
오리지널의 안정적인 약효에 가격 경쟁력을 더해 자이데나 판매량을 지금보다 두 배 이상 확대하겠다는 목표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이번 가격 인하는 지난 10년간 꾸준히 연간 100억원 이상 판매되며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된 자이데나의 우수한 제품력에 가격 경쟁력을 더해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에서의 자이데나의 브랜드 인지도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대폭 약가 인하는 당장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 2015년 1월 14만7239정이 판매된 자이데나는 지난 1월에는 20만9415정으로 42.2% 늘었다.
오리지널의 약효와 가격 경쟁력 갖춰
자이데나는 동아에스티가 1997년부터 본격적으로 개발을 시작해 2005년 선보인 국산 신약이다. 국내에서 처음 개발된 발기부전치료제다. 화이자 일라이릴리 등에 이어 세계에서는 네 번째로 개발된 발기부전치료제다. 국내 성인 남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결과를 토대로 낮은 부작용과 적절한 작용시간을 앞세워 지난 10년간 약 1390억원어치가 팔린 효자 의약품이다. 연평균 100억원가량 넘게 판매되면서 ‘국산 신약은 상업성이 떨어진다’는 국내 제약업계의 기존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동아에스티는 자이데나의 경쟁력으로 효능과 안전성을 꼽고 있다. 자이데나는 두통과 얼굴 화끈거림, 소화불량, 비염 등 기존 발기부전치료제가 갖고 있는 부작용을 상당 부분 줄였다. 두통은 임상 환자를 대상으로 집계한 결과 7%의 환자에게서만 발견됐다. 이는 경쟁 제품이 14.5~16%를 기록하는 것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자이데나는 2006~2007년 시행한 임상시험을 통해 당뇨와 고혈압 환자에게도 효과를 입증했다. 하루에 한 번 먹는 ‘데일리 용량’을 추가로 내놔 중장년층에 큰 인기를 끌었다. 데일리 용법 허가는 국내 발기부전치료제 중에서는 유일하다. 데일리 용법의 자이데나는 경쟁 제품과 달리 하루에 한 번, 본인이 원하는 시간을 정해 규칙적으로 복용하면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도 발기부전을 해소할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시장조사 결과 발기부전치료제는 환자에 따라 제품 효과에 대한 선호도가 다르고, 제품 구매 시 가격이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자이데나는 지난 10년간 꾸준히 판매되며 우수한 효과를 인정받은 만큼 이번 가격 인하가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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