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만수 기자 ] 자금난에 시달리는 프로야구 구단의 유상증자가 잇따르고 있다. 자유계약(FA) 시장에서 선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이를 감당하지 못한 구단들이 재원 마련에 나선 것이다.
롯데 자이언츠는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3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24일 공시했다. 신주는 600만주로 발행가액은 5000원이며 주주배정증자 방식으로 진행된다.
프로야구단의 유상증자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두산 베어스는 2014년 4월 시설자금 마련을 위해 1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했고, LG 트윈스를 운영하고 있는 LG스포츠는 2013년 5월 6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증자를 시행했다. SK 와이번스도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2012년 12월 40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야구단이 잇달아 증자에 나선 것은 적자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FA 선수들의 몸값이 매년 치솟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지난 11일 발표한 2016시즌 연봉 총액은 신인·외국인을 제외하고도 총 666억원이나 됐다.
프로야구의 대표적 인기 구단으로 꼽히는 롯데는 경영실적이 점점 악화되고 있다. 롯데 구단이 지난해 3월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영업이익은 2012년 111억원 흑자에서 2013년 23억5000만원 적자로 돌 티?뒤 2014년에도 12억2000만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실적은 아직 제출하지 않았다.
롯데는 2013년 말 포수 FA로 풀린 강민호에게 75억원을 썼고, 지난겨울엔 투수 손승락에게 60억원, 송승준에게 40억원, 윤길현에게 38억원을 안겼다. KBO에 따르면 롯데는 1군 선수들의 평균 연봉이 2억3585만원에 달해 10개 구단 중 세 번째로 높았다. 롯데는 2013년 이후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면서 관중 수가 2012년에 비해 절반 가까이 감소해 관중수입도 크게 줄었다.
넥센 히어로즈를 제외하면 프로야구단은 모기업 지원금에 재정의 절반 이상을 기대고 있으며 대부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 구단 관계자는 “프로야구의 재정상태가 크게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은 채 적자가 쌓이면 앞으로 4~5년 안에 운영을 포기하는 팀이 생길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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