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원 미만으론 지하층밖에 못구해
강남 청담동 주택 전셋값은 평균 3억
[ 조성근 기자 ] 아파트에서 밀려난 임차인들이 차선책으로 연립·다세대 주택을 선택하면서 지난달 거래된 서울의 연립·다세대주택 전셋값(2층 이상)이 평균 1억600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1억5500만원)보다 500만원 오른 수준이다. 2014년(1억3700만원)보다는 2300만원 상승했다. 1억원 미만으로 전셋집을 구하려면 지하층밖에 선택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부동산 프랜차이즈인 센추리21코리아는 작년 1월~올해 1월 사이 국토교통부 실거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서울 연립·다세대주택 평균 전셋값이 층에 따라 8684만~1억6000만원을 기록했다고 24일 밝혔다. 2층 이상 전셋값은 평균 1억6000만원을 나타냈다. 1층 전셋값은 1억4000만원, 지하 1층 전셋값은 8684만원이었다.
보증부 월세를 보면 지하층은 보증금 2500만원에 월세 35만원 수준(평균)이었다. 1층은 보증금 4900만원에 월세 44만원, 2~4층은 보증금 5200만원에 47만원을 나타냈다. 목돈이 부족한 저소득층이 전세나 보증금을 줄일 수 있는 지하층을 선택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하층 전·월세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곳은 서울 강북의 외곽이나 노후주택이었다. 도봉구와 은평구의 지하층 평 ?전세가격은 4000만원대였다. 강북구, 노원구, 동대문구, 양천구 등의 평균 전셋값도 5000만원대로 비교적 저렴했다. 반면 강남권과 도심권은 지하층임에도 상대적으로 전셋값이 높았다. 강남·용산구는 1억7000만원, 성북구는 1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중구(1억4000만원) 서초구(1억2000만원) 종로구(1억1000만원) 등도 상대적으로 높았다. 김혜현 센추리21코리아 전략기획실장은 “지하층의 임대료가 낮은 것은 일조권이 열악하고 환기나 습기에 취약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하층은 노후도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부터 거래된 지하층 중 2000년 이전에 지은 주택이 전체의 85%를 차지했다. 거래된 지하층 1098건 중 85%가 15년 이상 지난 주택이었다. 5년 내 입주한 신축주택은 1.5%에 불과했다. 보증부 월세 역시 88%가 2000년 이전 지은 주택이었다. 김 실장은 “신축주택일수록 주차공간 확보를 위해 1층을 필로티로 건축하는 사례가 많아 지하층은 점차 줄어드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전셋값이 10억원을 웃도는 고급 빌라도 있었다. 10억원 이상 고가 전세 거래는 12건으로, 대부분 고급 타운하우스형 빌라였다. 서초동 동산빌라 전용 292.5㎡는 19억원에 거래됐다. 논현동 아펠바움 244.5㎡는 17억원, 한남동 힐탑트레져 240.9㎡는 15억원을 기록했다. 성북동 성북어승재 227.7㎡와 양재동 양재빌라 280.1㎡는 13억원에 세입자를 구했다.
동별로는 종로구 효자동, 청운동, 구기동 등 전통적인 고가 주택 밀집 지역과 강남구 청담동의 전셋값이 평균 3억원 이상으로 가장 높았다. 이들 지역은 전통적 부촌이어서 주택의 면적이 넓고 산이나 강이 인접해 친환경적이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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