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서명구 aT 아부다비 지사장 "아부다비에 할랄식품 수출 교두보…식품한류로 제2 중동붐 일으킬 것"

입력 2016-02-26 07:00  

기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의 중동 4개국 순방 이후 이슬람권 할랄식품 시장, 특히 중동시장에 대한 국내 식품업체들의 관심이 크게 늘어났다. 2013년 기준 세계 식품시장 규모는 약 7조3000억달러로, 이 중 할랄식품 시장은 1조3000억달러(18%)에 달한다. 최근에는 무슬림 인구의 빠른 증가로 중동을 비롯한 전체 할랄식품 시장은 2019년까지 연평균 12%씩 가파르게 성장해 약 2조5000억달러 규모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1970년대 건설에 이어 한국 농식품으로 제2의 ‘중동붐’이 일어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할랄시장의 무한한 잠재력

현재 GCC(바레인 오만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카타르 아랍에미리트)를 비롯한 중동지역 이슬람 국가들은 지리적 여건상 농식품의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대표적인 농식품 수입 국가다. 이들 현지시장의 소비자를 잡기 위한 식품 선진국의 노력은 서구 유럽뿐만 아니다. 중국, 태국, 필리핀, 대만 등 아시아 비무슬림 국가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한국 농식품의 중동 수출액은 5억800만달러로, 전체 농식품 수출액 83억달러의 6% 수준밖에 되지 않았다. 주요 수출품은 참치 커피 음료 비스킷 라면 껌 등 대부분 가공식품이다.

그동안 이렇게 큰 잠재력이 있는 유망 식품시장에 우리 농식품이 활발히 진출하지 못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중동 할랄식품 시장은 우리와 같은 아시아권에 속해 있음에도 중동지역의 식문화나 기호가 우리와 많이 달라 이제껏 한국 식품의 주요 수출시장 관심 대상이 아니었다. 중동은 1976년 건설분야 진출을 시작으로 한국 경제 발전에 밑거름이 된 인연 깊은 지역이지만 정치, 종교, 문화적인 차이로 그동안 우리 농식품 수출을 위한 전략적 접근이 쉽지 않았다.

그래서 중동지역에서의 한국 식품은 건설기술이나 전자제품과 달리 아직 인지도가 낮다. 중국, 일본, 태국과의 차별성을 갖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가공식품은 한국 제품이라는 인식이 많지 않고, 한국산 배와 같은 신선농산물은 원거리 수송에 따른 물류비 과다와 고온건조한 기후로 인한 품질 유지 어려움 등으로 현지 진출에 제약이 적지 않다.

아부다비에 사무소 세워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급성장하는 중동의 할랄식품 시장 수출 확대를 위해 지난해 9월 아부다비사무소를 설립했다. 할랄시장 수출거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남다르다. 앞으로 적극적인 홍보와 판촉 사업 등을 통해 우수한 한국 식품을 널리 알리고 중동지역과의 상호 협력을 강화하는 역할을 맡는다. 제2의 중동 붐을 조성하겠다는 게 목표다.

특히 아랍에미리트(UAE)는 걸프협력회의(GCC) 지역에서도 두 번째로 큰 식품 소비시장이다. 게다가 지난해 자체 할랄식품 인증 기준을 정립하고 걸프 6개국?할랄인증 기준 통일을 주도해 나가고 있다. 전 세계 57개국 무슬림 회원국(OIC)의 할랄인증 표준도 주도하고 있다. 할랄식품 시장 진출 확대 및 인증 기준 등의 정보 획득을 위해서도 대단히 중요한 국가다.

프리미엄 식품으로 승부

aT는 2003년부터 중동 무역의 중심지인 두바이에서 열리는 식품박람회에 참가해 우리 농식품의 홍보와 각종 정보 수집에 노력해 왔다. 현재 UAE의 식품소비 트렌드를 보면 유기농과 건강식품에 대한 인기가 높고, 간편 조리식 및 외식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또한 소득수준이 높아 고급 식문화와 식재료 공급이 증가하고 있으며, 프리미엄 식품의 주 고객층도 늘어나고 있다.

한국 농식품의 품질을 높이고 포장패키지 등을 강조한 프리미엄 제품군을 앞세워 동남아 및 중국의 상품과 차별화를 꾀한다면 수출 확대 가능성이 매우 큰 지역이다.

aT는 아부다비사무소 개소를 발판으로 가공식품 외에도 김치, 인삼, 장류 등 전통식품을 비롯해 딸기, 배 등 신선 농산물을 중심으로 수출 품목을 다변화해 우리 농업과의 실질적인 소득 연관성을 높여 나간다는 전략이다. 특히 대부분의 전통식품 수출이 일본과 미국 등에 치우쳐 있어 앞으로 이들 식품의 할랄인증을 통해 구매 잠재력이 높고 건강과 미용에 관심이 많은 중동권 소비자를 공략해 나간다면 충분히 승산 있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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