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꿈틀대자 수익률 회복세
[ 허란 / 민지혜 기자 ] 글로벌 에너지 개발 인프라에 투자하는 마스터합자회사(MLP) 펀드의 수익률이 최근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출시 2년 만에 누적수익률 -35%를 기록하며 천덕꾸러기로 전락했지만 이달 들어 유가가 ‘바닥 다지기’ 국면에 들어가면서 수익률이 조금씩 올라가는 모습이다.
26일 펀드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다음달 4일로 설정된 지 2년이 되는 한국투자미국MLP특별자산투자신탁은 이날까지 -34.91%의 누적수익률을 나타냈다. 2014년 1월21일 설정된 한화에너지인프라MLP특별자산투자신탁도 수익률이 -35.17%로 저조하다. 지난해 유가 급락으로 에너지 인프라 투자가 급속도로 위축돼 관련 기업의 주가가 하락한 탓이다.
수익률 악화로 자금 유출세도 컸다. 한국투자미국MLP펀드는 최근 6개월 새 334억원이 이탈하면서 설정액(866억원)이 3분의 2로 줄었다. 한화에너지인프라MLP펀드에서도 같은 기간 134억원이 순유출하며 설정액이 273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국제 공조 움직임으로 유가가 바닥을 다지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2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0.92달러(2.9%) 오른 33.07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힘입어 MLP 펀드 수익률도 소폭 반등세다. 한국투자미국MLP펀드는 최근 1주일(26일 기준) 3.05% 수익률을 올렸고 한화에너지인프라MLP도 2.91%를 기록했다. 자금 유출세도 진정됐다.
한국투자미국MLP펀드를 운용하는 스웽크캐피털의 테리 베네키 부사장은 “유가 급락 속에도 에너지 관련 인프라 회사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양호했다”며 “워런 버핏이 이끄는 투자회사 벅셔해서웨이도 석유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업체인 미국 킨더모건 주식을 4500억원어치 사들였다”고 말했다. 그동안 멈췄던 에너지 인프라 투자도 재개될 전망이다. 베네키 부사장은 “싱가포르와 한국의 연기금에서 미국 천연가스 인프라 투자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가 상승에 베팅하는 국내 첫 상장지수채권(ETN) 상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신한금융투자가 25일 상장한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선물 ETN(H)’은 첫 거래일에 2.21% 상승한 데 이어 이날 5.11% 오른 9970원에 거래를 마쳤다. WTI 선물 일간 수익률을 두 배 추종하는 상품으로 유가가 올라갈수록 수익률이 높아진다. 유가가 급락하면 손실을 볼 수 있는 고위험 상품이지만 상장 첫날 9만8926주가 거래됐고 이날도 투자자들이 5만6746주를 매매했다.
허란/민지혜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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