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진규 기자 ] 인천 서구 검암동에 있는 오징어와친구들 인천검암점(사진)을 운영하는 한서연 사장은 같은 자리에서 6년간 운영하던 해물포차의 주방설비를 그대로 활용해 영업하고 있다.
외식점포를 운영하던 점주나, 점포를 인수해 창업하려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기존 인테리어를 유지한 채 최소한의 비용으로 창업할 수 있는 리모델링 창업이 주목 받고 있다. 오징어와친구들은 간판과, 오징어 껍질을 벗겨주는 ‘탈피기’, 회를 썰어주는 ‘세절기’ 등 필요한 비품만 들여 최소 1000만원으로 창업할 수 있는 ‘리모델링 제도’를 운영한다. 40여개 점포 중 절반 이상이 이 제도를 이용했다는 것이 본사 측의 설명이다.
한 사장은 2014년 2000만원을 새로 투자해 이 매장을 열었다. 한 사장은 “인테리어를 새로 했다면 최소 5000만원 이상의 추가비용이 들었을 것”이라며 “필요한 주방집기나 그릇은 온라인 쇼핑몰과 서울 황학동, 남대문 시장 등에서 발품을 팔아 돈을 아꼈다”고 말했다.
서울 구로구 구로동에 있는 ‘맛데이켄터키치킨’을 운영하는 김모씨도 횟집을 운영하다 치킨집 막?전환했다. 김씨는 본사와 협의해 가맹비 없이 간판, 튀김기, 주방집기, 전단지 등을 950만원 원가 수준으로 제공하는 리모델링 창업을 했다. 닭발전문점 ‘본초불닭발’과 족발전문점 ‘장모족발’ 등도 이 제도를 운영한다.
자율 프랜차이즈도 있다. 상호를 함께 쓰되 매장 내 상품(메뉴구성)이나 운영방식, 인테리어 등에 대한 자율성이 보장된다. 기존 ‘풀 서비스 프랜차이즈’보다 본부와의 관계가 느슨하다. 떡볶이전문점 ‘버벅이네’는 본사가 경영 및 조리교육, 식자재 공급을 하되 가맹점의 상호 사용이나 인테리어를 점주 재량에 맡긴다. 로열티도 없다.
‘참숯불닭발 불떡볶이’와 ‘신사부대찌개&품격삼겹살’은 본사가 인테리어 표준을 제시하고 점주가 직접 시공할 수 있도록 한 자율공사제도를 운영한다. 주방집기와 설비, 의자·탁자 등의 자유로운 구매도 가능하다. 신세계가 운영하는 편의점 ‘위드미’는 강화된 자율 프랜차이즈에 속한다. 계약 조건에 따라 가맹점과 본사가 인테리어와 시설집기 등에 투자하고, 점주가 영업시간 등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투자와 운영이 이원화된 ‘위탁형 창업’도 주목 받고 있다. 투자자가 개인적인 시간을 내지 않고도 고정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장점이 널리 알려지면서 자금 여유가 되는 은퇴자와 중장년 직장인의 수요가 늘고 있다. 아이템을 잘만 선택하면 1억~3억원을 투자해 은행 금리보다 더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이 제도를 운영하는 대표적인 브랜드는 ‘풀잎채’다. 본사와 3~4명의 투자자가 공동으로 점포에 투자, 운영은 본사 외식 전문 매니저가 맡고 매월 지분만큼 수익을 분배한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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