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캐스트·한일진공 등 화장품 제조사업 진출 추진
NH엔터·코웨이는 스톡옵션
[ 민지혜 기자 ] 12월 결산법인의 3월 주주총회 3대 ‘화두’는 액면분할과 주식매수선택권 부여, 신사업 진출로 꼽혔다. 29일까지 지난해 실적발표를 마친 유가증권시장 상위 283개 기업 중 67%(190개)가 어닝쇼크(증권사 추정치 평균보다 10% 이상 낮은 실적)를 기록하는 등 부진한 ‘성적표’를 내놓으면서 실적 외에 투자자 관심을 끌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나선 것이다.
눈에 띄는 주가부양책
올해 주총에선 몸집이 큰 주식의 액면가를 잘게 쪼개 유동성 확대에 나선 기업이 부쩍 늘었다. 아직 주주총회 일정을 발표하지 않은 기업이 적지 않지만 이미 8곳이 이달 주총에서 액면분할을 결정키로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46만8000원에 거래를 마친 크라운제과는 액면가를 5000원에서 500원으로 변경하는 주식분할을 결정했다. 오는 5월17일 분할 예정이다. 주당 가격이 50만원 안팎에서 4만~5만원 선으로 낮아지면서 개인투자자의 매매가 활발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크라운제과뿐 아니라 KNN과 넥센 성보화학 엠에스씨 케이티롤 동양물산 극동유화 등도 3월 주총에서 액면분할을 의결키로 했다.
신규 사업으로 발을 넓혀 미래 성장동력을 찾겠다는 기업도 많다. 지난 26일까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주주총회 일정을 공시한 상장사 734곳 중 12.53%인 92개 기업이 이번 주총에서 정관에 사업목적을 추가하겠다고 발표했다. 가장 많이 추가된 것은 ‘화장품 제조 및 판매업’이었다.
코스닥 대장주 셀트리온은 ‘화장품 관련 연구 및 개발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키로 했다. 셋톱박스 제조업체 홈캐스트와 유통·무역업체 코오롱글로벌, 이큐스앤자루와 한일진공도 마찬가지다. 유통업과 패션업을 주로 하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화장품 용기 제조업을 새로 시작하기로 했다. 모바일 디스플레이용 프레임 등을 주로 생산하던 유테크는 사출 기술을 화장품 케이스로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들 기업에 대한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회사의 능력을 고려하지 않고 화장품 등 일부 인기 업종에 경쟁적으로 몰리는 것은 문제”라며 “과거에도 산업사이클이 정점에 올랐을 때 달려들었던 기업 상당수가 어려움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스톡옵션으로 사기 진작”
임직원에게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새로 부여키로 한 기업도 눈길을 끈다. 주식매수선택권이란 기업 경영과 기술혁신 등에 기여했거나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는 임직원에게 좋은 가격으로 신주를 매입할 수 있도록 부여하는 권리를 말한다. 주로 벤처기업이 인건비를 줄이고 회사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기 위해 활용하고 있다.
다만 최근 스톡옵션을 부여한 기업 중에는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기업도 상당수 눈에 띄었다. 다음달 주총 때 주식매수선택권 부여의 건을 안건으로 올린 NHN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22.39% 감소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적자로 전환했다. 이스트소프트는 순이익이 20.93% 줄었고 한솔로지스틱스는 영업이익이 75.3% 급감했다. 스톡옵션 등과 같은 동기부여를 통해 실적을 만회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래 양질의 실적 견인을 위해 스톡옵션을 활용하는 것은 회사나 당사자들에게 모두 긍정적”이라면서도 “하지만 스톡옵션제 도입을 단순히 대외 과시용으로 내걸었는지 여부를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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