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야당 의원, 허위사실 유포"…필리버스터 중단 요구

입력 2016-02-29 18:49  

"의원 명단·발언록 등 정리…국정원 명예훼손 혐의 고발"


[ 이태훈 기자 ] 새누리당이 29일 야당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가 국회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상임위원장 등이 국회 의장석에서 사회를 봤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국회의장이나 부의장이 아닌 사람이 본회의에서 사회를 보려면 임시 의장을 선출해야 한다는 국회법 조항을 들어 필리버스터의 위법성을 주장하고 있다.

또 필리버스터에 참여한 야당 의원들이 언론을 통해 한 발언 가운데 국가정보원 등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사실이 적지 않다고 보고 이들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정훈 새누리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전직) 국회 부의장, 상임위원장이 법적 근거 없이 (의장석에) 앉았을 때 (필리버스터는) 무효가 됐다. 무효 행위를 계속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정갑윤·이석현 부의장과 함께 7일째 이어진 필리버스터의 사회를 교대로 보는 게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 전직 부의장과 상임위원장이 사회를 볼 수 있도록 제안해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영주 환경노동위원장, 김춘진 보건복지위원장, 박병석 전 부의장 등이 사회를 봤다. 김 정책위 의장은 “당대표, 원내대표 등 최고위원들이 이 부분에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야당 의원들이 허위사실을 언급했다고 지적, 이들의 명단과 발언록을 정리해 명예훼손 혐의로 당 차원에서 고발하겠다고 했다.

김 정책위 의장은 “(테러방지법이) 통과되면 여러분의 통화 내용을 전부 엿듣는다거나 카카오톡 대화를 전부 들여다본다는 허위사실을 너무 많이 유포하면서 국정원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본회의장에서 한 발언은 면책특권이 있어 법적으로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야당 의원들이 언론에 나와 허위사실을 너무 많이 유포하고 있기 때문에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죄로 당 차원에서 고발 조치하겠다”고 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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