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도는 원유…열차에도 저장

입력 2016-02-29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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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미국 재고량 5억배럴 넘어

유조선 저장보다 사용료 저렴



[ 뉴욕=이심기 기자 ] 공급 과잉과 수요 부진으로 미국 원유재고가 기록적인 수준까지 올라서면서 철도 화차(貨車)가 새로운 원유 저장공간으로 떠오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원유 중개회사가 수요 부진과 유가 하락으로 미국 전역의 유휴 화차를 활용해 원유를 저장한 뒤 되파는 방식으로 시세차익까지 올리고 있다고 29일 보도했다.

미국 머스켓사는 지난해 말 철도 화차에 원유를 저장한 뒤 한 달 후 가격이 오르는 시점에 되팔아 이익을 내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시험했다고 WSJ는 전했다. 이 회사는 셰일원유 개발붐이 한창이던 2012년 콜로라도주 윈저에 원유수송을 위한 철도 터미널을 건설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제 터미널 운영 초점을 운송이 아닌 이동식 저장으로 바꿨다”고 전했다.

원유 중개회사들은 매월 화차 1량에 1500~1700달러의 사용료를 내고도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배럴당 32달러 선인 서부텍사스원유(WTI) 4월물을 산 뒤 1년 후 인도조건의 선물시장에 되팔면 배럴당 8.07달러의 차익을 볼 수 있다는 계산이다. 화차 사용료는 배럴당 50센트로, 유조선(배럴당 75센트)보다 싸다.

원유 중개회사들은 초대형 유조선을 부유식 저장탱크로 활용한 사례에 비춰 철도화차를 ‘例璿?저장탱크’로 부르고 있다. 미국 에너지 정보국에 따르면 1월 말 미국의 원유재고량은 5억배럴을 넘어 1930년대 이후 최고치에 도달했다. 미국은 물론 세계 저장탱크도 가득 찼다. 영국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의 밥 더들리 최고경영자(CEO)가 “올해 중반에는 세계의 모든 탱크와 수영장이 석유로 가득찰 것”이라고 농담했을 정도다.

WSJ는 북미지역 원유수송열차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2만량의 유조 화차가 유가 하락으로 수익성이 떨어져 하역장 등에 방치돼 있다고 전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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