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제품 단순 판매에서 탈피
새로운 미래 수익원 발굴 의지
[ 도병욱 기자 ] 포스코가 올해를 ‘고유기술 판매 원년’으로 선언했다. 철강제품을 파는 데 그치지 않고 포스코가 보유한 고유기술을 수출해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겠다는 구상이다.
포스코는 오는 11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사업목적에 ‘기술 판매 및 엔지니어링 사업’을 추가하는 정관변경 안건을 의결할 계획이라고 1일 밝혔다. 포스코 관계자는 “올해부터 포스코가 보유한 고유기술 수출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겠다고 공식 선언하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파이넥스 공법과 압축연속주조압연설비(CEM), 리튬 직접 추출 기술 등 포스코가 개발한 자체기술이 1차 판매 대상이다. 포스코는 총 13건의 기술판매 계약을 맺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파이넥스 공법은 2007년 포스코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기술로, 이 공법을 활용하면 원료의 예비처리 과정 없이 값싼 가루 형태의 철광석과 유연탄을 원료로 쇳물을 생산할 수 있다. 포스코는 중국 충칭에 파이넥스 공법으로 연산 300만t 규모의 일관제철소를 건설하는 합작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한국에서 운영하던 파이넥스 1공장 유휴 설비를 인도로 이전하는 사업도 진행 중이다. 지난달 29일에는 이란 철강기업 PKP와 차바하 경제자유구역에 연산 160만t 규모 파이넥스 공법 제철소를 건설하는 내용의 합의각서(MOA)를 맺었다.
철강업계에서는 올해 파이넥스 공법 수출의 성공 여부가 판가름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포스코는 지금까지 파이넥스 수출 관련 양해각서(MOU)나 MOA만 체결했을 뿐 착공 실적이 없다. 계획대로 이란 파이넥스 제철소가 착공되면 올해 수출 계약이 추가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쇳물로 만든 고온 슬라브(후판의 원재료)를 식히지 않고 바로 압연해 가공비를 줄일 수 있는 CEM 공법은 판매가 시작됐다. CEM 역시 포스코의 고유기술이다. 포스코는 작년에 독일 엔지니어링 업체 SMS와 CEM 기술 사용 계약을 맺었다.
소금호수에서 화학 반응을 통해 리튬을 추출하는 기술도 판매할 수 있는 기술로 꼽힌다. 포스코는 현재 보유한 100여개의 고유기술 가운데 판매가 가능한 기술을 선정하는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포스코가 1968년 창사 이후 50년 가까이 제철소를 운영하고, 9기의 대형 고로와 3기의 파이넥스를 설치한 노하우도 판매 대상으로 검토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제철소 설계기술을 수출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R&D)을 강화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권오준 회장(사진)은 “동남아시아 등 신흥국에 기술을 판매해 로열티를 받을 수 있고, 이후에는 품질 향상 및 원가 절감 등 운영 노하우를 제공해 추가 수익을 거둘 수도 있다”고 말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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