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률 떨어지는 학과 통폐합…5년간 '젊은 피' 교수 500여명 수혈
수년간 수천만원 쓰며 취업 준비…'묻지마 대학진학' 문화 바뀌어야
[ 백승현 기자 ] “지금은 적자생존(適者生存)이 아니라 속자생존(速者生存)의 시대입니다. 대학도 마찬가지입니다. 34개의 작은 몸집(캠퍼스)으로 구성된 한국폴리텍대가 한국의 대학 문화를 바꿔나갈 겁니다.”
3일 출범 10주년을 맞는 이우영 한국폴리텍대 이사장(사진)의 일성은 ‘속자생존’이었다. 지난달 25일 열린 한경 밀레니엄포럼에서도 같은 주제가 다뤄졌다. 이날 포럼에서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환경 변화에) 가장 빠르게 적응하는 산업만이 살아남는다”며 역시 ‘속자생존’이 시대적 조류임을 강조했다.
최근 정부세종청사에서 만난 이 이사장은 기자에게 책 한 권을 소개했다. 제목은 《대학의 종말(The End of College)》. 미국 교육정책 전문가인 케빈 캐리 존스홉킨스대 교수가 쓴 책으로, 지난 1월 국내에 《대학의 미래》라는 제목으로 출간됐다. 이 이사장은 책 내용을 빌려 “지금같이 거대한 캠퍼스를 보유하고 학생들을 강의실에 앉혀놓는 형태의 대학은 곧 급격한 변화를 맞게 될 것”이라며 “3A, 즉 언제(anytime) 어디서나(anywhere) 누구에게나(anyone) 열려있는 폴리텍 같은 형태의 대학이 대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정 학문을 깊이 연구하는 대학의 전통적인 역할은 소수 명문대에서 맡으면 된다”며 “수년간 취업 준비만 하면서 수천만원을 쓰는 대학 문화가 하루 빨리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폴리텍대는 2006년 3월 공공훈련인프라 혁신계획에 따라 24개 기능대학과 21개 직업전문학교를 통폐합해 출범했다. 그로부터 10년, 한국폴리텍대는 고용노동부 산하 공공 직업훈련기관으로 80% 이상의 취업률을 기록하는 등 취업난에 허덕이는 다른 대학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이 이사장은 출범 10주년을 계기로 ‘학과개편 및 교원수급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하는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최근 3년간 100명가량의 교수가 새로 들어왔습니다. 앞으로 5년간 교수 500여명이 더 바뀔 겁니다. 전통적인 직업 훈련에서 벗어나 시대 변화에 민감한 젊은 사람들로 교수진을 꾸리고, 취업률이 떨어지는 학과는 폐과하거나 통폐합할 계획입니다. 물론 개혁 과정에서 고통이 따르겠지만 향후 100년을 위한 ‘산통(産痛)’이라 생각합니다.”
한국폴리텍대는 3일 서울 용산 정수캠퍼스에서 열리는 출범 10주년 기념식에서 ‘평생 직업능력 개발 리더, K폴리텍’이라는 새로운 비전을 선포할 예정이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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