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구태 재연하나" 성토
[ 은정진 기자 ]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2일 야권 통합을 제안했다. 김 대표는 이날 “총선을 40여일 앞두고 지금 모든 국민은 박근혜 정부가 해온 정치 경제 사회 외교분야의 실정을 심판하려 하고 있다”며 “야권이 이번 총선에서 승리를 거두기 위해선 단합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2012년 19대 총선을 앞두고 당시 민주통합당(현 더민주)과 통합진보당이 추진한 야권연대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김 대표는 ‘당 대 당 통합’이나 ‘후보 간 연대’와 같은 구체적인 야권 연대 방식에 대한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다. 다만 “더민주를 탈당한 분의 대다수가 당시 문재인 지도부에 문제를 제기했기 때문에 (문재인 대표 사퇴 이후) 이제(분열을 위한) 명분은 사라졌다고 생각한다”며 “더민주 밖에 계신 분들이 명분론에만 사로잡히지 않으면 단합은 어렵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김 대표의 제안은 여야 모두 승부처로 예상하고 있는 수도권 지역에서 야권 후보가 분열되면 여당에 의석을 내줄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기 때문으로 정치권은 보고 있다. 지난 19대 총선에서 서울·수도권 111개 선거구 가운데 약 30%인 33곳은 득표율 5%포인트 내외의 박빙 지역이었고, 그중 9곳은 1000표 이하 초박빙 승부를 펼쳤다.
통합의 대상인 국민의당 지도부는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안철수 상임 공동대표는 “지금 이 시점에 그런 제안을 하는 의도가 의심스럽다”며 “먼저 당내 정리부터 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김한길 상임 공동선대위원장과 천정배 공동대표는 “깊은 토론과 고민이 필요하다”고 여지를 남겼다. 김 위원장은 “(김 대표의) 진의를 좀 더 정확하게 알아보겠다”고 말했다. 천 대표도 “경솔하게 답해선 안될 일”이라고 했다.
새누리당은 야권 통합 제안에 “구태를 재연한다”고 성토했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통합하려면 왜 헤어졌나”며 “구태의 답습이다. 정치 구태가 다시 또 살아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도 “선거 때만 되면 국민을 혼란스럽게 하는 합종연횡의 선거 연대가 하루 이틀 일이 아니었다”며 “정체성이나 정강정책이 다르다는 이유로 헤어졌던 정당들이 선거를 위해 다시 통합한다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 국민도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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