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유가하락이 바꾼 '세계 부호 순위'

입력 2016-03-02 18:57  

글로벌 IT기업·스타트업 창업자 약진…전통기업은 '퇴조'

포브스, 올해 순위 발표…빌 게이츠, 3년 연속 1위
베조스, 15위→ 5위 '껑충'…크리스티 월턴, 15위로 밀려



[ 뉴욕=이심기 기자 ] 순자산 10억달러(약 1조2272억원)가 넘는 글로벌 억만장자 순위가 글로벌 증시 변동성과 유가 하락, 달러화 강세의 영향을 받아 요동치고 있다. 실리콘밸리 테크기업과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창업자의 약진이 두드러진 가운데 전통기업의 창업주 가문은 퇴조하고 있다.

2일 포브스가 발표한 2016년 세계 억만장자 순위에서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가 6위를 기록해 지난해 16위에서 10계단이나 수직 상승했다. 저커버그가 보유한 순자산은 446억달러로 지난해보다 112억달러, 33.5% 증가했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닷컴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순위도 지난해 15위에서 5위로 솟구쳤다. 베조스의 순자산은 작년보다 104억달러, 29.8% 급증했다.

구글 공동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도 순위가 7계단씩 뛰면서 세계 부호 12위와 13위에 나란히 올랐다. 지난해 뉴욕증시에서 최고 주가상승률을 기록한 ‘팡(FANG)’ 기업의 존재감이 창업자의 재산순위에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팡은 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의 첫 영문 알파벳을 따 만든 약자다.

올해까지 3년 연속 1위에 오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750억달러)와 7위에 이름을 올린 오라클 창업자 래리 엘리슨(436억달러)을 포함하면 세계 10대 부호 중 4명이 미국 정보기술(IT)을 상징하는 거물로 채워졌다. 반면 지난해 8위와 9위에 올랐던 월마트 창업주 가문의 크리스티 월턴과 짐 월턴은 15위와 16위로 밀렸다.

포브스는 올해 새로 억만장자에 오른 인물 중 사무실 공유서비스 기업 위워크(WeWork)의 창업자 애덤 노이먼과 미겔 매킬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업체 핀터레스트의 창업자 벤 실버먼과 에번 샤프 등을 지목하며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의 성공신화가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포브스는 세계 억만장자 숫자가 1810명으로 지난해보다 16명 줄었다고 밝혔다. 이들이 보유한 총자산도 6조4800억달러로 1년 전보다 5700억달러 감소했다. 억만장자 평균 재산도 36억달러로 지난해보다 3억달러 줄었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540명으로 가장 많았고 중국 251명(홍콩 69명 포함시 320명), 독일 120명 순이었다. 유가 등 원자재 가격 하락 여파로 러시아는 지난해보다 11명 줄어든 77명에 그치며 인도에도 밀렸다. 브라질도 억만장자가 23명이나 감소하면서 31명에 그쳤다.

한국인은 31명으로 작년보다 1명 늘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96억달러)이 지난해보다 두 계단 낮은 112위,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77억달러)은 37계단 상승한 148위에 올랐다. 이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1위(60억달러),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351위(43억달러), 권혁빈 스마일게이트홀딩스 대표가 421위(37顚玭? 순이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30억달러로 나란히 569위를 기록했다.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은 810위(22억달러)로 세계 부호 대열에 새롭게 합류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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