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수사 대웅전 보물 지정 이유는? ‘조선 중기 이후 불전의 변화상을..’

입력 2016-03-03 10:09  

문화재청, 운수사 대웅전 보물 지정 발표

운수사 대웅전 보물 지정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2일 문화재청(청장 나선화)은 부산광역시 유형문화재 제91호 부산 운수사 대웅전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제1896호로 지정했다고 발표했다.

부산 운수사 대웅전은 지난 2013년 전면 해체 수리 때 종도리(宗道里, 용마루에 있는 도리)에서 발견된 2개의 묵서명(墨書銘)에 의해 1647년 공사를 시작해서 1655년 완공됐음이 확인돼 부산 지역에 현재까지 남아 있는 목조 건축물 중 가장 오래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정면 3칸, 측면 3칸 규모의 단아한 주심포(柱心包, 처마무게를 받치는 나무쪽인 공포를 기둥 위에만 배열한 것)계 맞배지붕 건물로 우주(隅柱, 귓기둥)의 하부에는 기둥 높이의 2분의1 정도까지 원형 돌기둥을 세워 목재 기둥을 받고 있다. 이는 범어사 대웅전, 범어사 일주문 등 부산 동래지역 건축물에서 다수 확인, 내륙지방에 비해 태풍이 잦고 비가 많은 데 따른 지역적 특성을 잘 나타내고 있다.

건물의 시대성을 볼 수 있는 공포는 배면이 정면보다 시기적으로 앞서 있다. 배면 공포의 소박한 살미(공포 부재를 총칭)와 결구방법은 조선 중기 건축에서 볼 수 있는 것으로 양산 신흥사 대광전, 부산 범어사 대웅전과 동일한 형식이다. 반면, 정면은 후대에 화려한 치장형 살미를 사용하여 장식적인 공포로 변화된 것으로, 동래향교 반화루, 범어사 종루와 유사한 모습이다.

운수사 대웅전 보물 지정 (사진=문화재청)

이는 주심포계 ‘익공식(翼工式, 새 날개 모양의 부재가 결구된 형식) 건물이 다포(多包, 공포를 기둥 사이에도 배열한 것)계 건축의 영향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잘 보여준다.

특히 일반적인 익공식 건물의 경우 주두(柱頭, 공포 최하부에 놓인 방형의 부재) 아래의 기둥머리에 초익공(初翼工)을 끼워 공포를 구성하는데, 이와 달리 주두 위에서 구성한 것은 운수사 대웅전만의 큰 건축적 특징이다.

아울러 운수사 대웅전은 창호, 천장, 단청 등이 교체되고 변화됐으나 기본적인 구조는 지난 1655년 최초 건립 당시의 형태와 1771년 고쳐 지은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또 건물에 남아 있는 묵죽도(墨竹圖) 등 4점의 벽화는 창건 또는 18세기 중수 시에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운수사 대웅전의 시대성과 역사성을 입증하고 있다. 그리고 종도리에서 발견된 2개의 묵서명은 많은 건축 정보를 담고 있는 소중한 연구자료일 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도 지역 불교건축사 연구의 귀중한 자료다.

이처럼 부산 운수사 대웅전은 조선 중기 이후 불전의 변화상을 구체적으로 살필 수 있는 흔치 않은 귀중한 불교 문화유산으로 역사적·건축사적 가치가 크므로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됐다고 문화재청은 설명했다.

신현정 한경닷컴 연예이슈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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