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백악관 주인'되면

입력 2016-03-03 17:31  

미국·멕시코 간 국경장벽 논쟁
중국·일본 등과 무역분쟁 가능성
주한미군 분담금 급증 우려



[ 워싱턴=박수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가 지난 1일 미국 공화당 대통령선거 후보경선 최대 승부일인 ‘슈퍼 화요일’에 승리하면서 그가 백악관의 주인이 됐을 때 벌어질 수 있는 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 CNN방송은 2일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예상되는 일을 과거 그의 발언을 토대로 정리했다. 가장 먼저 예상되는 상황은 미국과 멕시코 사이의 장벽 건설을 둘러싼 정쟁이다.

트럼프는 멕시코로부터 유입되는 불법 이민자를 막기 위해 멕시코의 돈을 받아 국경에 장벽을 쌓겠다고 주장했다. 멕시코 정부는 이에 대해 ‘미친 짓’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트럼프가 공약을 지키려면 결국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야 하고, 이는 의회 내 정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란 예상이다.

CNN은 또 트럼프가 테러 방지 차원에서 테러 용의자에 대한 물고문을 지지하고, 쿠바 관타나모 테러 용의자 수용시설의 확대를 주장해왔다며 그가 대통령이 되면 미국 인권 수준이 크게 후퇴할 것으로 내다봤다.

주요 무역국과의 심각한 분쟁도 예상된다. 트럼프는 평소 미국이 중국 일본 등과의 교역에서 큰 손해를 보고 있다며 대통령이 되면 이를 바로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중국산 제품에 45%의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국 국방비는 트럼프의 백악관 입성과 함께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는 한국 독일 사우디아라비아 등 동맹국이 미군 주둔에 힘입어 공짜로 안보 이득을 누리고 있다고 거듭 주장해왔다. 그는 특히 “우리가 미치광이(북한)와 한국 사이의 경계에 2만8000명의 미군을 두고 보호하는데 그들은 ‘껌값’만 주고 있다”며 한국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정면 거론했다.

미국의 사실검증 사이트 폴리티팩트에 따르면 한국은 미군 주둔에 대한 방위비 분담금으로 연간 8억달러(약 9800억원) 이상을 주고 있으며, 이는 미국 부담금의 30%를 넘는다. 트럼프는 이 같은 지적이 나오자 “그래도 껌값”이라고 되받았다.

공화당 내 매파 신보수주의자(네오콘)로 분류되는 엘리엇 코언 전 국무부 자문관은 이날 “트럼프와 비교했을 때 민주당 유력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덜 나쁜 선택”이라며 “공화당에서 다른 대안이 없으면 (대선에서) 클린턴을 찍겠다”고 말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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