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조사 배경에 촉각
[ 김일규 기자 ] 청와대가 이덕훈 행장을 비롯해 수출입은행 경영진의 지난해 해외출장 내역을 점검 중인 것으로 알려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은 지난달 말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요청을 받고 경영진의 지난해 하반기 해외출장 내역을 제출했다. 민정수석실은 공직기강 확립 등의 업무를 맡는 곳으로, 앞서 수출입은행에 임원 출장 리스트를 요구했다.
금융권에서는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이 행장 등이 수차례 호화 해외출장을 다녀왔다는 지적이 나온 것과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수출입은행이 자본 건전성 악화로 잇따라 자본금 수혈을 받게 된 만큼 경영진에 책임을 묻기 위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홍종학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이 행장이 취임 이후 18번의 해외출장에 약 10억원을 썼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이 행장은 출장 1회당 평균 724만원의 항공료를 냈고 숙박비로는 하루 평균 69만원을 썼다. 이 행장은 국정감사에서 “업무 추진이었지 황제 출장은 아니었다”고 답했다. 이번 청와대 조사와 관련해서는 “일반적인 출장 내역을 살피는 수준으로 알고 있다”며 “비위 혐의에 대 ?조사한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행장은 이날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청와대에서 압둘 팟타흐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 등을 만나 이집트 철도 신호시스템 현대화사업에 1억1500만달러(약 1400억원) 규모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지원하는 내용의 차관공여 계약을 맺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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