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킬로이 "오른손 억제 필요"…대회 중 그립방식 바꿔 공개
전문가 "자신의 감각에 의심…안정적 자세까진 시간 걸릴듯"
[ 이관우 기자 ]
박인비(28·KB금융그룹·사진 오른쪽), 리디아 고(19), 조던 스피스(미국)의 공통점은? 한때 세계랭킹 1위였거나 현재 1위인 세계 최강 프로골퍼라는 점이다. 드물게 ‘크로스 핸디드 그립(cross-handed grip·역그립)’을 쓰는 소수파라는 점도 닮은 꼴이다.
일반 그립과 반대로 왼손을 오른손보다 아래로 내려잡는 이 그립은 ‘박인비 그립’으로 불리기도 한다. 지난해 커리어 그랜드슬램(생애 통산 4대 메이저 우승)을 달성한 박인비가 사용하는 장면이 국내 골프팬에게 널리 알려지면서 붙은 별칭이다. 여기에 지난해 골프계의 ‘신성(新星)’으로 떠오른 두 천재 리디아 고와 스피스까지 이 그립으로 ‘멀티 챔피언’에 등극하자 프로는 물론 아마추어까지 따라하기 열풍이 불었다.
소수정예 골퍼가 주로 잡는 역그립이 올 들어 다시 세(勢) 확산에 나설 조짐이다. 남자골프 세계랭킹 3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왼쪽)까지 이 그립으로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WGC캐딜락챔피언십에 출전 중인 매킬로이는 3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역그립을 잡은 퍼팅 연습 장면을 공개했다. 골프채널도 “매킬로이가 이번주 WGC 대회는 물론 향후 열릴 대회에서도 역그립을 사용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대회에 참가하고 있는 선수가 갑작스럽게 스윙 폼이나 그립 방식을 바꾸는 사례는 드물다. 기존 방식과 충분한 연습이 없는 새 방식이 뒤엉켜 역효과를 낼 수 있어서다. 그는 그러나 “성적과 상관없이 역그립을 계속 쓸 것”이라고 말해 변화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매킬로이가 역그립을 잡는 것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2008년 프로 데뷔 때 역그립을 쓴 적이 있다. 이후 주로 일반 그립을 써온 그가 ‘모험’을 강행하는 것은 올 들어 출전한 대회 성적이 만족스럽지 못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혼다클래식 1, 2라운드에서 짧은 퍼팅을 자주 놓치며 4오버파로 예선 탈락했다.
역그립의 장점은 손목의 불필요한 움직임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어 직진성이 강하다는 것. 반면 롱퍼팅에서는 경직된 손목 탓에 거리감과 정확도가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리디아 고가 롱퍼팅에서 일반 그립을, 짧은 퍼팅에서는 역그립을 잡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매킬로이 역시 일반 그립을 잡았을 때도 ‘안정적인 왼손’을 자주 강조해왔다. 매킬로이는 “그립 방식을 바꾸기 전에도 항상 왼손으로 리딩한다는 느낌으로 퍼팅을 했다. 하지만 최근 몇 주 동안에는 오른손을 지나치게 많이 써 퍼팅이 엉켰다”고 말했다.
매킬로이의 실험이 모험으로 끝날지, 1인자의 자리를 되찾는 데 도움을 줄지는 미지수다. 최나연(29·SK텔레콤)과 미국 여자골프의 새 아이콘으로 떠오른 렉시 톰슨도 지난해 역그립으로 바꿔 효과를 보는 듯했으나 다시 일반 그립으로 전향했다.
이병옥 프로는 “매킬로이가 역그립을 택한 것은 쇼트퍼팅 등에서 자신의 감각을 의심하기 시작했음을 시사한다”며 “퍼팅의 변화는 어프로치와 아이언샷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안정적인 성적을 내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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