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대우조선해양은 전날보다 420원(8.62%) 급등한 529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도 각각 5.65%와 4.55% 올랐다.
조선주는 이달 들어 사흘 내내 상승세를 보였다.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의 주가는 지난 2일 이후 각각 19.1% 12.5% 9.0% 급등했다.
국제유가 반등과 대규모 선박 수주 기대감이 조선주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성기종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조선주가 그동안 많이 빠진데다가, 최근 국제 유가가 반등하면서 함께 오르고 있는 것"이라며 "여기에 대규모 수주에 대한 기대감까지 더해졌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11일(현지시간) 12년9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주저앉았던 국제유가는 약 한달 만에 30% 이상 상승했다. 3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4월 인도분은 배럴당 34.57달러로 장을 마쳤다. 이는 지난달 11일 배럴달 26.21달러보다 31.89% 오른 수치다.
전재천 대신증권 연구원은 "해양플랜트가 조선사 매출의 50%를 차지하기 때문에 국제유가 상승에 따라 주가도 움직일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해양플랜트는 바다에 매장돼 있는 석유, 가스와 같은 해양 자원들을 발굴, 시추, 생산하는 장비다. 유가가 오를수록 해양플랜트 발주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조선주는 유가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이다.
이란으로부터 대규모 수주 기대감도 조선주 주가에 탄력을 더했다. 주형환 산업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비잔 남다르 장게네 석유부 장관과 만나 원유 매입과 선박 수주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했다.
특히 한국 측은 대우조선해양이 이란 최대 탱커 선사인 NITC로부터 180억달러(약 21조원) 규모 탱커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수주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을 요청했다.
양형모 이베스트투자 연구원은 "이란은 원유 생산을 위한 해양플랜트와 이를 운반하기 위한 유조선 및 LNG선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올해 세계 발주량이 저조한 상황에서 이같은 대규모 수주 소식은 가뭄에 단비와 같다"고 진단했다.
공매도에 따른 숏커버(빌린 주식 갚기 위한 매수) 효과도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성 연구원은 "그동안 조선주 주가가 빠지면서 공매도가 이뤄졌다"며 "최근 오름세가 이어지자 숏커버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삼성중공업의 총 주식수 대비 대차잔고 비중은 26.7%로, 시가총액 3000억원 이상 기업 중 4번째로 많았다. 현대중공업의 대차잔고 비중은 17.2%를 기록했다.
그러나 조선주의 상승세가 계속될지 속단하기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전 연구원은 "이번 이란 수주 규모는 3년 또는 5년에 걸쳐 이뤄지는 것"이라며 "올해 수주하는 물량은 예상보다는 적을 것"이라고 봤다.
그는 "현재 조선 산업 자체는 여전히 어렵다"며 "주가는 유가 ?따라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근희 한경닷컴 기자 tkfcka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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