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만 되면 국민연금을 넘보는 정치권이다. 어느 때든 궁하면 꺼내 쓸 수 있는 쌈짓돈처럼 여긴다. 그러나 기금은 엄연히 국민의 돈이다. 주인인 국민의 동의 없이 정치권이 제멋대로 꺼내 이곳저곳에 쓰겠다고 선심공세를 펴고 있으니 한참 잘못됐다.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제시하는 임대주택, 어린이집 등 거창한 확대 계획이 과연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인지도 의문이지만, 모두가 적자를 감수해야 하는 일들이다. 더민주는 국채를 매입하니 원금과 약정 이자가 보장된다고 주장하지만, 결국은 재정에 부담을 주거나 기금에 손실이 전가될 게 뻔하다. 국민의 노후기금을 이런 일에 끌어들이는 발상부터가 위험천만이다.
국민연금기금은 정부가 국민을 대상으로 강제로 갹출해 조성한 것이다. 더구나 젊은 세대가 노후세대를 지원하는 사회부조다. 특정계층을 위해 쓸 돈이 아닌 것이다. 기금이 부족해지면 미래세대의 부담이 ?수밖에 없다. 기금을 당겨 쓰는 것은 젊은 층에 빚을 떠넘기는 것과 다를 게 없다. 그렇지 않아도 국민연금은 2060년에 고갈될 전망이다. 국민연금이 지속되려면 머지않아 보험료를 올려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지금 같은 저금리라면 기금이 더 빨리 고갈된다. 기금 고갈 땐 아무런 방법이 없다. 말이야 그때 가서 세금을 걷으면 된다는 것이지만 세금은 누가 내나. 돈만 보이면 털어쓰자는 발상이 놀라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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