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민연금까지 쓰고보자는 정치인의 발상들

입력 2016-03-04 17:48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연금기금을 동원해 공공임대주택 어린이집 등 공공부문에 투자하겠다는 20대 총선 공약을 내놓았다. 기금에서 국채를 매입하게 해 10년간 100조원을 끌어쓰겠다는 것이다. 앞서 국민의당이 이 기금을 재원으로 35세 이하 청년과 신혼부부용 임대주택을 짓겠다고 발표한 소위 ‘컴백홈법’의 더민주 판이다. 이미 무상복지 시리즈로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을 궁지로 몰아넣은 정치권이 이젠 국민연금까지 허물려고 든다.

선거철만 되면 국민연금을 넘보는 정치권이다. 어느 때든 궁하면 꺼내 쓸 수 있는 쌈짓돈처럼 여긴다. 그러나 기금은 엄연히 국민의 돈이다. 주인인 국민의 동의 없이 정치권이 제멋대로 꺼내 이곳저곳에 쓰겠다고 선심공세를 펴고 있으니 한참 잘못됐다.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제시하는 임대주택, 어린이집 등 거창한 확대 계획이 과연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인지도 의문이지만, 모두가 적자를 감수해야 하는 일들이다. 더민주는 국채를 매입하니 원금과 약정 이자가 보장된다고 주장하지만, 결국은 재정에 부담을 주거나 기금에 손실이 전가될 게 뻔하다. 국민의 노후기금을 이런 일에 끌어들이는 발상부터가 위험천만이다.

국민연금기금은 정부가 국민을 대상으로 강제로 갹출해 조성한 것이다. 더구나 젊은 세대가 노후세대를 지원하는 사회부조다. 특정계층을 위해 쓸 돈이 아닌 것이다. 기금이 부족해지면 미래세대의 부담이 ?수밖에 없다. 기금을 당겨 쓰는 것은 젊은 층에 빚을 떠넘기는 것과 다를 게 없다. 그렇지 않아도 국민연금은 2060년에 고갈될 전망이다. 국민연금이 지속되려면 머지않아 보험료를 올려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지금 같은 저금리라면 기금이 더 빨리 고갈된다. 기금 고갈 땐 아무런 방법이 없다. 말이야 그때 가서 세금을 걷으면 된다는 것이지만 세금은 누가 내나. 돈만 보이면 털어쓰자는 발상이 놀라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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