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오해와 진실] 저성장 늪에 빠진 경제, 인재·신기술 부족 탓?

입력 2016-03-04 19:15  

<52> 성장률 떨어뜨리는 간섭주의

노동·교육시장 간섭만 걷어내도 성장률 높아질 것
자유시장으로의 전환 급한데 비효율적 학교 교육에 자원 낭비

대기업·중소기업 임금 격차, 강성노조의 경영 간섭에서 비롯
낮은 이자율 옳다면 성장률 높았어야…구조조정 대상 좀비기업만 살렸을 뿐

전용덕 < 대구대 무역학과 교수 >



1997년 외환위기 이후 한국 경제의 장기성장 추이를 나타내는 10년 이동 평균 경제성장률은 평균 5년마다 1%포인트씩 떨어졌다. 김대중 정부 시절에는 5%대, 노무현 정부 때는 4%대, 이명박 정부 시절에는 3%대까지 떨어졌고, 박근혜 정부에서는 2%대로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차기 또는 차차기 정부에서는 장기 경제성장률이 0%대가 되는 게 분명해 보인다.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와 비슷한 위기가 다시 발생하면 0%대 성장률마저 보장하기 어려울 것이다.

완전한 자유시장경제에서는 사전에 경제성장률이 어떻게 될 것인가를 예상할 수 없다. 사회 구성원 각자는 자신이 원하는 만큼만 일하고 돈을 벌기를 원한다. 따라서 다수가 조금 일하고 적게 벌기를 바란다면 경제성장률은 낮아?수밖에 없다. 반대의 경우라면 경제성장률은 높아질 것이다. 어느 쪽도 노동자와 기업가가 자발적으로 선택한 결과이기 때문에 누구도 불만은 없다.

일을 하고 싶지만 일자리가 없어 잠재실업자(비정규직 포함) 또는 완전 실업자가 된 비자발적 실업이 높다는 것은 낮은 경제성장률이 우리 스스로 선택한 결과가 아니라는 것을 말해준다. 즉 아직도 배고픈 구직자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무엇이 문제인가. 경제성장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이유는 한국 사회와 경제의 상당 부분이 사회주의와 간섭주의에 젖어있기 때문이다.

학교 교육을 예로 들어 보자. 심각한 학교 폭력, 땅에 떨어진 교사의 권위, 학교 선택권이 없는 학생, 학생 선발권이 없는 학교, 연 15만명이 넘는 재수생, 총 10만명이 넘는 해외 유학생, 연 10만명에 육박하는 해외 언어 연수생, 입시 스트레스로 인한 자살자들, 너무 자주 바뀌는 대학입시정책, 대학의 낮은 경쟁력, 적지 않은 수의 비정규직 교사와 시간강사, 무상급식, 무상보육, 과도한 교육비 지출로 인한 다른 부문의 자원 부족 등은 교육 문제 또는 폐해의 일부일 뿐이다. 특히 과도한 교육비 지출로 인해 다른 부문에서 자원 부족이 발생하는 현상은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다고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우리 사회가 교육제도를 획일과 평등에 초점을 맞춰 운용해온 결과는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다. 앞에서 나열한 폐해는 돈으로 계산할 수 없는 것이 많다. 그러나 정부가 학교 교육을 사회주의와 간섭주의로 만든 결과로 그 폐해는 엄청날 뿐 아니라 지속돼 왔다. 학교 교육을 자유시장으로 전환한다면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틀림없이 2~3%포인트 상승하게 될 것이다. 교육계의 현실이 이와 같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전문가는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인적자본 육성을 외치고 있다. 그러나 그런 주장은 경제적 인과관계의 분석이 틀린 데서 나오는 것이다. 학교 교육에는 너무 과다한 자원이 투입돼 낭비되고 있다. 우리 학교 교육에서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제도의 전환이다.

노동시장은 어떤가. 현대자동차의 대졸 평균 초임은 연 6100여만원인 데 비해 한국 최고라고 알려진 삼성전자는 연 5000만원 정도로, 차이가 1000만원이나 된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공개한 신입사원 초임(정규직 기준)은 성과급을 포함해 대기업 연 4075만원, 중소기업 연 2532만원이다.

이런 차이는 근본적으로 노동조합이라는 ‘간섭주의적’ 제도 때문에 발생하고 있다. 물론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투하자본의 차이로 인한 생산성 차이도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차이를 만들어내고는 있다. 그러나 노동조합의 영향이 생산성 효과보다 더 큰 것으로 보인다.

청년실업률이 9.3%라고 한다. 공식 실업통계가 그렇다. 그러나 대학 졸업을 미루고 있는 대학생 등을 실업자로 잡는다면 청년실업률은 더 높이 올라갈 것이다. 청년 체감실업률은 20%를 웃돈다고 한다. 상황이 이런데도 최저임금을 올리겠다고 주장하는 고위 경제관료들을 보고 있으면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최저임금을 올리면 단순노무직 근로자의 일자리가 더 줄어든다는 사실을 그들이 모를 리 없을 텐데 말이다. 최저임금제 역시 간섭주의의 일종이란 점에는 재론의 여지가 없다. 노동시장을 자유시장으로 바꾼다면 학교 교육을 전환하는 경우보다 더 큰 경제효과가 있을 것이다.

정부의 통화정책은 어떤가. 이자율을 인위적으로 인하해 통화공급을 늘리면 단기에 경제는 확장한다. 그러나 낮은 이자율로 간신히 버티던 기업들은 장기에는 다수가 좀비기업으로 전락한다. 이자율을 조금만 인상해도 이들 좀비기업은 구조조정 대상이 되거나 정부의 지원이 없으면 생존할 수 없다. 지난 50여년간 이자율이 낮아지면서 경제성장률도 동시에 떨어졌다. 낮은 이자율이 옳은 방향이라면 지난 반세기 동안 경제성장률이 올라갔어야 할 것이다.

달러, 엔, 유로 등을 국제 교환 수단으로 사용하는 한국은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등의 화폐정책에도 영향을 받는다. 그들의 화폐정책은 그들 나라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한국과 같은 나라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무역 비중이 높은 한국은 국제 교환 수단의 영향을 더 많이 받기 때문이다. 지폐제도에서는 한 나라의 화폐정책이 지구상의 모든 인간과 기업에 영향을 미침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오불관언(吾不關焉)이다.

복지라는 이름으로 공짜로 먹고 사는 사람이 있으면 그만큼 경제는 나빠진다. 평등을 이유로 가게의 문을 강제로 닫아야 한다면 그만큼 경제는 나빠진다. 한국에는 그런 사례가 일일이 다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가 성장하고 있는 것은 민간의 필사적인 노력 덕분이다.

한국 경제의 성장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이유는 인적자본, 기술 등이 부족하기 때문이 아니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간섭주의와 사회주의 때문이란 사실을 알고 대처해야 한다.

정부 커지면 민간은 되레 위축…간섭으로 소득불평등 커져

글로벌 경제학계에서도 저(低)성장 논쟁이 뜨겁다. 경제성장을 像曠萬?혁신 신기술의 가능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증기기관이나 인터넷 등 혁신기술 개발을 기점으로 경제가 도약했는데, 이런 기술이 더 나올 수 없다고 여기는 부류와 신기술은 무궁무진하다고 보는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전자는 저성장 필연론자들이다. 후자는 저성장의 가능성은 없지 않지만 필연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마디로 기술 혁신의 여지가 성장의 관건이라는 것이다.

경제제도와 관계없이 기술혁신은 성장률을 끌어올릴 것이다. 예를 들어 북한에도 신기술이 들어가면 즉각 그만큼의 경제성장이 이뤄질 것이다. 그러나 기술혁신 없이도 경제성장을 견인할 방법이 있다. 공산당의 간섭주의와 사회주의체제를 걷어내면 기술혁신으로 인한 것보다 훨씬 큰 경제성장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기술혁신이 일어나는 환경이란 관점에서 보면 자본주의가 간섭주의와 사회주의보다 기술혁신에 훨씬 유리하다. 기술혁신을 위한 정부 주도의 투자는 나중에 거의 쓸모없는 것으로 드러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때 미국, 유럽, 일본 등은 자본주의가 중심이었지만 지금은 간섭주의와 사회주의가 만연한 국가가 돼버렸다. 유럽은 민간은행의 부실 문제가 심각하고, 일본과 미국은 재정적자가 각각 국내총생산(GDP)의 200%, 100%다. 재정적자란 정부가 자원을 많이 쓰는 것이고 민간은 그만큼 가난해진다. 미국 정부의 재정적자가 심각한 데도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장기침체를 탈출하기 위한 대규모 인프라 건설을 제안하고 있다. 순진한 발상이다.

토마 피케티는 소득불평등 심화가 저성장의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소득불평등은 결과이지 원인이 아니다. 물론 순수 자본주의에서도 소득불평등은 澁暉磯? 재능, 유산, 노력, 행운 등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가 소득불평등을 줄이겠다고 간섭하기 시작하면 경제성장이 지지부진해지고, 일할 기회를 잡지 못한 노동자들이 늘어나면서 소득불평등이 더 나빠질 공산이 크다.

전용덕 < 대구대 무역학과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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