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별하는 한·중 증시…코스피, 연초 '중국 공포' 탈출 뒤 중국과 거리두기

입력 2016-03-04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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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디커플링' 뚜렷

상하이지수와 움직임 비슷했지만 상관계수 1월 0.62 → 2월 0.23
미국 다우지수와 동조화 강화되고 국제유가 움직임에 더 민감해져

"중국 주식시장 영향력 줄었다"



[ 윤정현 / 허란 기자 ] ‘중국이 재채기만 해도 한국 주식시장은 감기에 걸린다’는 한국 증시와 중국 증시 간 동조화(커플링) 현상이 약화됐다. 연초만 해도 중국발 충격에 휘청였던 코스피지수가 중국 시장 움직임과 점차 거리를 두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이 중국 증시의 잦은 돌발 급락에 어느 정도 ‘익숙’해진 데다 미국 등 선진국 제조업 경기, 국제 유가 등 다른 변수들에 더 큰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주식시장과의 상관계수 하락

4일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지난달 코스피지수와 중국 상하이종합지수 간 상관계수는 0.23에 불과했다. 1월(0.62)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상관계수가 1에 가까울수록 두 지수가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1에 근접하면 반대로 갔다는 뜻이다. 지난달 한국과 중국의 주식시장이 모두 열?16거래일 중 절반이 넘는 9거래일에 양국 지수가 엇갈렸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한국은 중국 주식시장의 변화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시장이었다. 한국의 수출 비중이 가장 높은 국가가 중국이라는 점이 부각되면서 “한국 주식시장의 흐름은 당일 중국 증시가 개장하면 결정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지난해 코스피지수와 상하이종합지수 간 상관계수는 0.78이었다. 주변국인 일본(0.73)과 베트남(-0.06) 인도(-0.35)는 물론 신흥국인 러시아(0.73) 브라질(0.73)에 비해서도 높았다.

하지만 올 들어 중국 증시가 한국에 미치는 영향이 줄어들고 있다. 대신 미국 주식시장(다우존스지수)과의 연결고리는 더 강해지고 있다. 코스피지수와 다우존스지수의 상관계수는 지난 1월 0.81에서 2월엔 0.85로 높아졌다. 지난달 코스피지수와 국제 유가의 상관계수도 0.77로 동조화 정도가 강한 편이었다. 한국 증시가 중국발 재료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미국의 거시경제지표와 국제 유가 움직임을 따라가는 양상이다. 김진명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선진국의 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있지만 제조업지수는 반등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펀더멘털(기초체력) 강화에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의 시선 변화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변동성 큰 중국에 둔해진 시장

한국 투자자들의 중국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높다. 하지만 중국 증시가 환율 정책 등에 따라 과도한 변동성을 보이면서 갈수록 민감도는 낮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중국 증시가 경제 전반의 흐름을 보여주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는 데다 중국?경기 둔화가 가시화하면서 시장이 중국의 지표 부진에 점차 둔감해지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석중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연초 중국 경기의 경착륙 우려로 전 세계 금융시장이 패닉(심리적 공황) 상태에 빠졌다”며 “하지만 최근 들어 성장 둔화에도 급격한 중국발 위기 가능성이 낮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중국 증시의 영향력도 급속히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이 환율시장이 개방된 한국으로는 자금을 유입시키고 있는 반면 환리스크가 큰 중국은 피하려 하기 때문에 한국 주식시장과의 탈동조화에 속도가 붙은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홍콩의 페그제(고정환율제)를 채택하고 있고 중국도 관리변동환율제여서 환율이 시장 분위기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설명이다. 조홍래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는 “헤지펀드들이 위안화 절하에 돈을 거는 것도 같은 이유”라며 “한국은 변동환율제가 자리 잡은 지 오래인 만큼 주가도 차별화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현/허란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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