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향기] 외국인 관광객 지난해 신용카드 지출 5000억원 줄었다

입력 2016-03-06 15:29   수정 2016-03-06 15:30

여행 플러스

요우커 5.6조원 긁어…8.6% 감소
메르스 직격탄 … 관광객 급감
쇼핑이 절반…서울서 73% 써

단체여행서 개별여행으로
특급호텔·백화점 소비 줄고 콘도 숙박·잡화 지출 늘어



[ 김명상 기자 ]
지난해 외국인이 국내에서 쓴 신용카드 지출액은 10조4402억원으로 전년 대비 4.8% 감소했다. 국가별 지출액은 중국이 가장 높았고, 지출 분야별로는 쇼핑 비중이 절반을 넘어섰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신한카드와 함께 외국인이 국내에서 사용한 신용카드(비자, 마스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JCB 등) 지출 내역을 조사한 결과다.

조사 결과 지난해 외국인의 신용카드 지출액은 총 10조4402억원으로 2014년(10조9723억원)보다 4.8% 줄었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6~8월 외국인 입국자가 전년 동기 대비 40% 줄어든 영향이 컸다.

국가별로 보면 중국인 관광객(요우커)의 신용카드 지출액은 5조6048억원으로 전년 대비 8.6% 줄었다. 반면 일본은 1조8453억원으로 9.4%, 미국은 9626억원으로 8.6%, 영국은 1286억원으로 38.9% 증가했다.

방한 외국인 관광객의 45%를 차지하는 요우커의 신용카드 지출 비중은 면세점이 1조574억원으로 전체의 22.5%를 차지했고, 특급호텔 9881억원(21.0%), 백화점 7125억원(15.2%), 의류잡화 4364억원(9.3%) 순으로 많았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관계자는 “요우커는 특급호텔과 백화점, 여행사 지출을 줄인 대신 콘도미니엄 숙박과 패션잡화 구매 등 소매업종 지출을 늘렸다”며 “요우커의 여행 형태가 단체여행에서 개별여행으로 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분야별 지출액은 쇼핑이 전체의 53%로 가장 높았고 숙박(23.2%), 음식(8%), 의료(3.9%) 순으로 나타났다. 쇼핑 지출액은 5조5368억원으로 전년 대비 1.7% 늘었지만 숙박은 2조4197억원으로 15.2%, 음식은 8357억원으로 4.7%, 의료는 4043억원으로 21.5% 감소했다.

지역별 지출액 비중은 서울이 73.0%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경기(6.7%), 부산(5.4%), 제주(5.3%)가 뒤를 이었다. 외국인이 서울에서 쓴 신용카드 지출액은 7조6201억원으로 전년보다 4.7% 줄었으나 제주는 5651억원으로 전년보다 14.5% 늘었다. 중국, 태국, 홍콩, 대만 등 다양한 국가의 관광객이 증가했고 농장 및 화원, 수족관 등 관광 및 체험 부문 소비가 늘어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됐다.

스포츠 부문 지출액은 전년 대비 6% 감소했다. 실외골프장(72.3%) 비중이 가장 높았고 종합레저타운·놀이동산(11.1%), 스포츠센터·레포츠클럽(6.4%)이 뒤를 이었다. 의료 부문 지출액도 중국·러시아 등의 지출이 줄면서 전년 대비 22% 감소했다. 다만 태국인의 의료 부문 지출액이 전년보다 83% 증가해 신흥 의료관광 상대국으로 떠오르고 있음을 보여줬다.

황혜진 한국문화관광연구원장은 “외국인의 여행형태가 다각화하면서 개별관광이 증가하는 모습”이라며 “특급호텔에서 12급 호텔로, 백화점에서 할인점 쇼핑으로 소비형태가 다양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김명상 기자 terr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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