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 공장 짓는 기아차] '풀가동' 현대차 옆에 기아차 공장…급성장 인도시장 함께 잡는다

입력 2016-03-06 18:52   수정 2016-03-07 05:25

연간 생산 30만대 공장 설립 추진

기아차 강점 가진 소형 SUV 인기 높아
유럽·중동 공략 수출 기지 역할도 기대



[ 강현우 / 김현석 기자 ] 현대자동차그룹이 인도에 기아자동차의 신공장 설립을 추진하는 것은 중국에 이어 새로운 자동차시장으로 떠오르는 인도에서 점유율을 확대하려는 시도로 분석된다. 기아차 인도 공장은 유럽과 중동 지역 수출기지 역할을 수행하는 동시에 현대차그룹 생산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 리스크를 줄이는 효과도 낼 수 있다. 기아차 인도 공장과 건설 중인 현대차 중국 4·5공장, 기아차 멕시코 공장을 추가하면 현대차그룹의 연간 생산역량은 현재 807만대에서 2018년에는 927만대로 늘어난다.


◆현대차 인도 공장은 풀가동

지난해 인도 자동차시장 규모는 275만여대로 2014년보다 8.5% 커졌다. 세계 1위 자동차시장인 중국이 지난해 성장률 5.4%(약 2427만대)에 그치면서 인도가 부상하고 있다. 인구 13억명의 인도는 1만명당 자동차 보유대수가 2.6대에 불과하다. 한국(38.6대)은 물론 중국(8.6대)과 비교해도 격차가 크다.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이다.

현대차그룹은 그동안 인도 시장 점유율 확대 방안을 검토해왔다. 외국인 투자를 통한 제조업 육성, 고용 창출로 경제를 성장시키려는 ‘모디노믹스’를 내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도 현대차그룹에 추가 투자를 지속적으로 요청해왔다.

인도는 승용차에 대한 관세가 60%에 이르기 때문에 현지 생산이 필수적이다. 인도에는 현대차그룹에서 현대차만 진출해 있다. 기아차는 판매망도 없다. 현대차는 남동부 타밀나두주 첸나이시에 1998년 연간 생산량 30만대의 1공장을 완공한 데 이어 2008년 같은 지역에 35만대 규모의 2공장을 추가했다. 총 65만대 규모다.

현대차 인도 공장의 출범 초기 주요 역할은 유럽 수출을 위한 생산기지였다. 그러나 최근 인도 자동차시장이 커지면서 내수 판매를 늘리고 있다. 현대차 인도 공장의 수출은 2011년 24만여대에서 지난해 16만여대로 떨어진 반면 내수 판매는 같은 기간 37만여대에서 47만여대로 늘어났다.

◆기아차, 소형SUV로 시장 공략

기아차의 인도 신공장은 현대차그룹의 인도 판매량을 더욱 끌어올리는 역할을 할 전망이다. 현대차의 인도 점유율은 2014년 16.2%에서 지난해 17.3%로 뛰었다. 1등 공신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크레타다. 도로 사정이 나빠 SUV 선호도가 높은 인도에서 내구성 좋고 조용한 크레타는 지난해 7월 현지 출시 이후 연말까지 4만여대 판매됐다.

기아차도 소형 SUV인 KX3와 스포티지 등 국내외에서 검증된 SUV 라인업을 갖추고 있어 빠르게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기아차의 인도 진출은 현대차그룹의 위험 요인을 줄이는 역할도 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아차는 지난해 해외 판매분 252만대 가운데 한국 공장 수출 물량이 119만대로 47.4%를 차지한다. 환율 급변동에 영향을 많이 받는 구조다. 현대차는 이 비중이 27.1%로 낮다. 기아차는 해외 생산설비 증설로 환율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또 현대차는 지난해 전체 해외 생산량 309만대 가운데 인도가 64만대로 20.7%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인도 투자를 더 늘리기엔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현대·기아차는 인도 공장 증설을 통해 기존 현대차 인도 공장의 유럽 수출물량을 회복할 수 있다. 여기에 최근 새로운 소비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이란을 포함한 중동시장을 보다 가까운 거리에서 공략할 수도 있다.

기아차 신공장 부지로 유력한 안드라프라데시주 타다시는 현대차 공장이 있는 첸나이 지역과 자동차로 한 시간 거리다. 첸나이 지역에는 한국 부품업체 40여개를 포함한 80여개 1차 협력사와 800여개 2·3차 협력사 네트워크가 조성돼 있어 기아차 공장이 안착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미국 앨라배마(현대차)와 조지아(기아차), 유럽 체코(현대차)와 슬로바키아(기아차) 등에도 비슷한 형태로 진출해 있다.

강현우/김현석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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