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혹 맞은 지역병원의 새로운 도전…양지병원, 이젠 중국으로 간다

입력 2016-03-06 20:06  

칭다오에 검진센터 설립


[ 이지현 기자 ] 1976년 3월2일 서울 관악구 신림사거리 근처 건물 2층에 김철수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이사장의 부인 김란희 씨가 산부인과 문을 열었다. 공군병원 내과 과장이었던 김 이사장은 2년 뒤 같은 공간에 김철수내과를 개원했다.

시작은 132㎡(40평)였다. 이 중 50.64㎡(15평)는 부부의 살림집으로 썼다. 환자가 오면 언제든 볼 수 있었다. 신림동 사람들에게 사랑방이 됐다. 환자도 몰렸다. 산부인과 의사 혼자 1년에 100여명의 아이를 받았다. 1980년 부부는 근처로 자리를 옮겨 양지병원을 지었다. ‘따뜻한 병원’이라는 뜻이었다.

양지병원이 40년을 맞았다. 병원은 2만496㎡(6200평) 규모로 커졌다. 의사는 2명에서 60여명으로 늘었다. 의료 수준도 높아졌다. 올해 서울 개인종합병원 중 유일하게 위암 수술 1등급을 받았다. 김 이사장은 “주민들 덕”이라며 “수도권에 제2병원을 짓고 중국 칭다오에 건강검진센터도 세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지병원은 개인 종합병원이지만 관악구 병원 중 처음으로 ‘지역응급의료센터’로 지정됐다. 5년간 이 병원에서 위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은 사람은 15만명 정도다.

이 병원에서는 환자를 고객이라 부른다. 매일 오전 직원 30여명이 지하 2층 건강검진센터 앞에 나란히 서 고객에게 인사한다. 김 이사장도 함께 인사한 뒤 마이크를 잡는다. 유행하는 질환과 건강상식 등을 얘기해준다. 김 이사장은 “환자와의 친밀도가 높아지면 검진도 더 잘된다”고 했다. 지난해 이 병원을 찾은 검진고객은 6만여명이다.

김 이사장은 사람, 기기, 교육 세 가지에 공을 들인다. 실력 좋은 대학병원 의료진을 영입했다. 며칠 전에는 40억원짜리 기기 구입 서류에 사인했다. 혁신팀도 꾸렸다. 김 이사장은 “외부에 평가를 맡겨 병원이 제대로 가고 있는지 확인한다”고 말했다.

양지병원 병상 가동률은 91%다. 암, 재활환자는 오래 입원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 김 이사장은 “제2병원은 암 환자도 가서 편히 진료받을 수 있는 병원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해외 진출에 대해 그는 “몽골의 한 사립대에서 의대를 신설하는데 자리잡을 수 있게 도와달라는 요청이 왔다”고 소개했다.

김 이사장은 “환자가 다시 찾는 대학병원에 버금가는 종합병원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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