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에 주식형 투자 늘어
퇴직연금사업자 은행 '독주'
[ 허란 기자 ] 퇴직연금 적립금이 1년 만에 20% 가까이 늘어 126조4000억원을 돌파했다. 가입자 수도 상용근로자의 54%에 해당하는 590만4000명까지 확대됐다. 퇴직연금에 대한 세제 혜택이 늘면서 가입자와 적립금이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6일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은 전년 말(107조685억원)보다 19조3314억원(18%) 증가한 126조4000억원으로 나타났다. 개인형 퇴직연금(IRP) 적립금(10조8716억원)이 전년 대비 3조3358억원 늘어난 영향이다. 작년부터 퇴직연금 세액공제 한도(개인연금 합산 기준)가 연 400만원에서 700만원으로 확대된 영향으로 개인형 IRP에 근로자가 추가로 납입한 금액이 전년 813억원에서 6556억원으로 8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퇴직연금은 회사가 운용하면서 근속 연수와 급여에 따라 일정한 금액을 근로자에게 주는 확정급여(DB)형, 회사가 근로자의 퇴직연금 통장에 매년 일정 금액을 지급하면 근로자가 알아서 운용하는 확정기여(DC)형, 근로자가 노후 준비를 위해 스스로 추가 납입하는 개인형 IRP로 나뉜다. 중소기업들이 퇴직연금 제도를 앞다퉈 도입하면서 DC형 가입자 비중은 40.4%로 전년(39.6%) 대비 증가했다.
저금리 기조와 자산운용 규제 완화 영향으로 주식형펀드 등 원리금 비보장 상품에 대한 투자는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실적배당형 상품 비중은 6.9%(8조6746억원)로 전년 말 5.8%(6조1609억원)보다 1%포인트 이상 늘었다. 반면 예·적금 등 원리금보장형 상품 비중은 89.2%(112조7147억원)로 전년 말 92.2%(98조7181억원)보다 줄었다.
퇴직연금사업자 시장에서는 은행권의 독주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가입자가 추가 납입한 적립금은 7147억원으로 전년(1232억원)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으며 이 중 73.9%는 은행권에 집중됐다. 은행이 관리하는 퇴직연금 적립금 비중은 49.5%(2014년 말)에서 50.1%(2015년 말)로 증가하며 50%대를 회복했다. 증권은 17.1%에서 17.4%로 증가했으며 보험은 32.9%에서 31.8%로 감소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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