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벌어진 대국은 중반까지 팽팽한 접전이었다. 알파고는 프로기사라면 많은 시간을 들여 수읽기를 해야 하는 장면에서 1~2분 만에 정확한 착점을 해가며 이 9단을 압박했다.
실수가 없을 것 같던 알파고는 백 80수에서 완착을 두며 한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대국 해설을 맡은 프로들이 ‘이해할 수 없는 악수’라고 평한 수도 두어 차례 있었다. 하지만 알파고는 중반 이후 판세를 일거에 흔드는 승부수 ‘한 방’으로 전세를 뒤집었다. 알파고는 102수로 우변 흑집에 침투했고 장고를 거듭하던 이 9단도 실수를 하기 시작했다.
우상변 흑 석 점이 알파고에 잡히면서 형세가 넘어갔다. 이 9단은 이후 맹렬하게 추격전을 펼쳤지만 좀처럼 집 차이가 좁혀지지 않자 수차례 고개를 흔들며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유창혁 바둑국가대표팀 감독은 “알파고의 실력이 상상을 초월한다”며 “알파고가 큰 실수를 몇 차례 했는데도 승리를 가져간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제2국은 10일 오후 1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최만수/김보영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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