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지만…6.1조 늘려
LG, OLED에 10조 투입…30대 그룹 중 18곳 투자↑
"올 경영환경 악화" 80%
가장 큰 어려움은 "수출부진"…최우선 과제는 "경영 내실화"
[ 서욱진 기자 ] 삼성 현대자동차 등 30대 그룹 중 80%는 올 경기가 작년보다 악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 투자는 작년보다 5.2% 늘리기로 했다. 경영환경이 어렵지만 투자를 늘림으로써 성장동력을 이어가고 경기 회복과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여기에는 삼성 평택 반도체공장 등 조(兆) 단위 투자도 포함돼 있다. 하지만 작년 계획 대비 투자집행률이 92.6%에 그친 점을 감안하면 올해도 계획만큼의 투자가 이뤄질지는 지켜봐야 할 듯하다.
◆“올해 어렵지만 투자 늘린다”
30대 그룹은 지난해 125조9000억원 투자를 계획했다. 하지만 116조6000억원을 집행하는 데 그쳤다. 투자집행률은 92.6%로 통계를 집계한 2010년 이후 가장 낮았다. 지난해 투자집행률이 낮았던 것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와 중국발 경제쇼크, 유가 하락 등 예상치 못한 악재가 겹친 탓이다. 올해 경기 전망도 불투명하다. 그런데도 주요 그룹이 투자를 늘리기로 한 것은 미래 성장동력을 이어나가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룹별 주요 투자 프로젝트를 보면 삼성그룹은 2018년까지 평택 반도체단지 건설에 15조6000억원을 투자한다. 현대자동차그룹도 2018년까지 친환경 및 스마트차량 개발에 13조3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SK그룹은 올해에만 SK하이닉스 설비투자로 5조4000억원, SK텔레콤 망 투자에 1조3000억원, 브로드밴드 인프라투자에 6500억원을 각각 투입할 방침이다.
LG그룹은 LG디스플레이의 파주공장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시설 확장을 위해 2018년까지 10조원, 마곡 사이언스 파크에 2020년까지 4조원 규모를 투자한다. 추광호 전국경제인연합회 산업본부장은 “주요 그룹은 사업 재편 등 군살 빼기에 나서면서도 미래 먹거리가 될 사업에는 과감히 투자를 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30대 그룹 중 9곳은 작년보다 투자를 줄일 계획이다. 작년 수준을 유지할 예정인 그룹은 3곳이었다. 18개 그룹은 투자를 늘릴 예정이다.
◆“경제 회복은 2018년 이후”
30대 그룹은 올 경영여건이 작년보다 악화하고 2018년 이후에나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경련이 시행한 올해 경영환경 설문조사 결과 80.0%가 전반적인 경영 여건이 작년보다 악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13.3%는 ‘작년과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고 답했고, 6.7%만이 ‘소폭 개선’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예상 경제회복 시기에 대해서는 56.7%가 ‘2018년 이후’라고 답했다. 40.0%는 ‘2017년 이후’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직면한 경영상 가장 큰 어려움으로는 수출 부진(30.0%)이 꼽혔다. 이어 채산성 악화(20.0%), 금리 및 환율변동(20.0%), 내수부진(13.3%), 자금 부족(13.3%), 오너 부재(3.3%) 등이 뒤를 이었다. 30대 그룹은 올해 중점 추진 경영전략으로 ‘사업 구조조정 등 경영내실화’(70.1%)를 가장 많이 꼽았다. 다음은 ‘신성장동력 발굴’(23.3%), ‘경영위험 관리’(3.3%), ‘시장점유율 확대’(3.3%) 등의 순이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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