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신드롬] 알파고, 인간 바둑에 없는 파격수…이세돌 "한번은 이기고 싶다"

입력 2016-03-10 17:50  

이세돌 0 - 2 알파고

알파고 '성동격서'…하루 만에 또 변신
"제 실력 발휘하고도 이세돌 또 졌다"



[ 최만수 / 김보영 기자 ] 1국의 알파고와 2국의 알파고는 전혀 달랐다. 하루 만에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신했다. 1국에서 사람처럼 자연스러운 수를 둔다는 평을 들었던 알파고는 2국에서 초반부터 예상을 뛰어넘는 파격적인 변칙 수를 쓰며 상대인 이세돌 9단과 관전하는 프로기사들을 경악시켰다. 이 9단은 중반까지 잘 버텼지만 종반 집 계산에서 알파고에 밀리며 211수 만에 돌을 거뒀다.

◆알파고 초반부터 변칙수

이 9단과 구글의 인공지능(AI) 알파고는 10일 오후 1시부터 서울 당주동 포시즌스호텔에서 제2국을 시작했다. 알파고는 돌을 바꿔 흑을 잡았다.

알파고는 예상을 깨고 초반 3수째 좌상귀 소목을 차지해 긴장감을 불러일으켰다. 1국에서 양 화점 포석을 펼쳐 이 9단을 제압했던 알파고는 지난해 10월 유럽챔피언 판후이 2단과의 대국에서도 5판 모두 화점 포석을 펼쳤다.

알파고는 13수째 우하귀에서 정석을 늘어놓다 갑자기 손을 빼고 상변에 포석을 펼쳐 이 9단과 프로기사들을 놀라게 했? 이현욱 8단은 “인간 바둑에선 처음 나온 수”라며 “어제 대국에서도 명백한 실수라고 생각했던 수가 지나고 보니 일리 있는 수였다. 해설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9단도 알파고의 수에 놀란 듯 전날과 달리 5분 가까이 장고를 거듭하다 좌변을 갈라쳤다. 알파고는 15수에서도 상식을 벗어난 수를 뒀다. 프로바둑에선 맛을 없앤다고 해서 악수로 평가받는 수였다. 김성룡 9단은 “이런 수를 두고도 알파고가 이긴다면 혁명”이라며 놀라워했다.

알파고는 37수로 우변 백돌에 입구 자로 어깨를 짚었는데 이 또한 프로 바둑에서는 잘 나오지 않는 수다. 의외의 수를 당한 이 9단이 10분 가까이 장고하다 중앙으로 밀어올리자 알파고는 한 수만 받은 뒤 이번에는 좌하귀로 방향을 틀었다.

◆알파고의 중반 대마공격

알파고는 중반 이후 ‘성동격서(聲東擊西:동쪽에서 소리를 지르고 서쪽을 친다)’ 전략을 펼쳤다. 85수에서는 손해를 감수하고 상변의 백을 잡으러 가는 승부수를 던졌다. 이 9단은 알파고보다 두 배 이상 시간을 소모하며 장고를 거듭했다. 하지만 이 9단은 정석으로 받아치며 중반까지 유리한 형세를 이끌었다.

잘 버티던 이 9단은 알파고가 중앙 백 대마를 공격하자 갑자기 흔들리고 말았다. 위기를 느낀 이 9단은 좌상중앙의 다섯 점을 떼주고 우상귀 흑집을 도려냈다. 이 바꿔치기는 명백히 이 9단의 실패라는 게 프로기사들의 평가다. 바꿔치기에 실패하면서 형세는 우세를 가릴 수 없는 상황으로 빠져들었다. 이 9단은 마지막 1분 초읽기에 몰리며 혼신의 힘을 다했으나 뒤집을 가능성이 보이지 않자 결국 돌을 던지고 말았다.

김성룡 9단은 “어제는 이 9단이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것처럼 보였지만 오늘은 신중하게 뒀는데도 졌다”고 말했다. 유창혁 9단은 “오늘 이 9단은 이창호처럼 신중하게 빈틈없이 뒀지만 졌다”며 “과감하게 공격하고 적극적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너무 안전하게 간 것이 패인”이라고 분석했다.

문병로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이 9단이 1국에서는 변화를 구하려 하다 몰리니까 2국에서는 단정하게 계산바둑으로 가려고 생각한 것 같은데 끝내기로 가면 컴퓨터가 어떤 프로기사보다도 잘할 수밖에 없다”며 “3~5국에서는 창의적 바둑을 시도해봐야 할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알파고도 초·중반에는 어림셈을 하고 모두 계산하는 것은 아니다”며 “그렇지만 어림셈도 딥러닝을 통해 12겹의 필터링을 하는데, 나름대로 인간과 다른 방식의 추상화가 이뤄진다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만수/김보영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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