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컨트리 리포트] 5월 치러질 필리핀 대선…"누가 되든 개혁정책 지속"

입력 2016-03-13 18:19  

[ 임근호 기자 ] 오는 5월9일 필리핀에서 새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치러진다. 필리핀이 성장세를 유지하며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선두 국가로 도약할지 가늠하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국제 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대선 이후 현 정부의 개혁정책이 지연된다면 신용등급이 내려갈 것”이라고 최근 경고했다. 필리핀 국가신용등급은 S&P 기준 ‘BBB’이며 등급 전망은 ‘안정적’이다.

대선 경쟁은 치열한 4파전으로 펼쳐지고 있다. 가장 앞선 후보는 여성인 그레이스 포 상원의원(47·사진). 여론조사업체 펄스아시아가 지난 1월 유권자 12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30%로 1위를 기록했다. 2위는 제조마르 비나이 부통령(23%), 공동 3위는 각각 20%의 지지를 받은 마누엘 로하스 전 내무장관과 로드리고 두테르테 다아오시장이다.

포 의원은 갓난아기 때 성당 앞에 버려졌다가 유명 영화배우인 고(故) 페르난도 포에게 입양된 특이한 이력이 있다. 미국인과 결혼해 미국에서 살던 포는 양아버지 페르난도 포가 2004년 대선에서 패배한 뒤 급사하자 고국으로 돌아왔다. 이코노미스트는 “베니그노 아키노 대통령은 공식적으로 같은 당 로하스 전 장관을 밀고 있지만 포 의원 배후에도 베니그노 아키노 대통령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필리핀 초대 대통령의 손자인 로하스 전 장관이 평범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대선은 포 의원과 비나이 부통령의 대결로 좁혀질 전망이다. 야당 후보로 나선 비나이 부통령은 아키노 대통령과 마찰을 빚어왔다. 이병익 주(駐)필리핀 한국대사관 서기관은 “누가 당선되든 현 정부의 정책이 갑자기 뒤집어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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