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F 등에 매년 출자 정례화
인수금융펀드 4000억 신설
[ 이동훈 / 좌동욱 기자 ] ▶마켓인사이트 3월13일 오후 4시11분
국민연금공단이 올해 사모펀드(PEF)와 벤처캐피털(VC)에 총 9500억원을 위탁 운용한다. 지난해 1조3000억원에 비해 규모를 30%가량 줄이는 대신 매년 출자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국민연금은 13일 올해 총 1조5500억원 한도 안에서 국내 사모투자 위탁 운용사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분야별로는 PEF 7000억원, VC 2500억원, 론펀드(대출펀드) 4000억원, 섹터펀드 2000억원 등이다. 최대 16곳의 위탁 운용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PEF 중에선 바이아웃(경영권 매매) 전략을 주로 활용하는 대형 펀드에 5000억원(2곳), 성장 단계 기업에 투자하는 중형 펀드에 2000억원(2곳)을 위탁할 방침이다. 지난해 대형 펀드에 7500억원(3곳), 중형 펀드에 4000억원(4곳)을 맡긴 것에 비해 40%가량 줄였다.
VC 위탁 규모는 지난해 1500억원에서 올해 2500억원으로 67% 늘렸다. 2013년 시행했던 ‘신예 벤처캐피털(예비 운용사) 제도’를 1000억원 한도에서 다시 도입하기로 했다.
신예 벤처캐피털 제도는 일정 요건을 충족한 운용사를 예비 운용사로 정해 일정 기간 자금 운용을 맡긴 뒤 성과가 좋은 운용사를 정규 위탁 운용사로 승격시키는 것을 말한다.
론펀드는 올해 국민연금이 새롭게 돈을 넣는 분야다. 기업이나 PEF가 기업 경영권을 인수할 때 중장기 대출을 지원하는 사실상 인수금융 펀드다.
국민연금은 이와 별도로 국내 부동산 핵심 지역에 투자하는 ‘코어플랫폼 펀드’ 위탁 운용사를 총 2800억원 한도 내에서 두 곳을 선정하기로 했다.
이번 위탁 운용사 선정 방침은 강면욱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이 지난달 16일 취임한 이후 외부에 내놓은 첫 작품이다. 국내 투자업계는 연기금들의 대체투자 확대로 인한 운용 수익률 하락 우려와 금융산업 지원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추구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사모투자에 대한 위탁 규모를 줄이는 대신 매년 출자한다는 방침을 세웠기 때문이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사모투자 위탁 운용사는 매년 정기적으로 선정하되 운용 규모는 시장 상황을 고려해 결정한다는 원칙을 세웠다”며 “운용사 선정 절차의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훈/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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