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 버디 8개 '매서운 추격' 끝…2위그룹 1타차 따돌리며 역전승
이정민 "잔 동작 많았던 스윙, 간결하게 바꾼 것이 도움됐다"
[ 이관우 기자 ]
이정민(24·비씨카드)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올해 첫 대회에서 4타 차 열세를 뒤집고 역전 우승을 일궈냈다. 이정민은 13일 중국 선전의 미션힐스GC 둥관 올라사발코스(파72·6158야드)에서 열린 월드레이디스챔피언십(총상금 70만달러·우승 상금 10만5000달러)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6언더파 66타를 쳤다.
최종합계 9언더파 279타를 적어낸 이정민은 이승현(25·NH투자증권) 지한솔(20·호반건설) 김보경(30·요진건설) 등 2위그룹을 1타 차로 따돌리고 통산 8승째를 올렸다. 지난해 6월 롯데칸타타여자오픈 이후 9개월여 만이다.
◆4타 차 뒤집기 ‘짜릿한’ 역전승
지난해 한 시즌 최다승인 3승을 올렸던 이정민은 올해 정규투어 첫 대회를 짜릿한 역전승으로 제패하며 올 시즌 맹활약을 예고했다. 선두 지한솔과 이승현에 4타 뒤진 공동 10위로 4라운드를 시작한 이정민은 이날 15번홀까지 버디만 8개를 잡아내며 무섭게 선두를 추격했다. 전반에만 보기 없이 버디 4개를 잡아낸 그는 후반 11번홀(파5)에서 1타를 더 줄인 데 이어 13번홀(파3)과 14번홀(파4), 15번홀(파5)에서 3개홀 연속 버디쇼를 펼치며 승기를 잡았다. 그러는 사이 이승현과 김보경은 짧은 퍼팅을 자꾸 놓치며 선두 자리를 이정민에게 내줬다. 타수는 한때 3타 차까지 벌어졌다.
이정민은 16번홀과 18번홀에서 짧은 퍼팅 실수로 막판 보기를 범해 위기를 맞았다. 남은 홀이 훨씬 더 많은 지한솔과 김보경에게 공동 선두를 내준 것. 그러나 재역전은 없었다. 이승현은 16번홀 버디로 이정민과 공동 선두가 됐으나 18번홀 1m짜리 파 퍼팅을 놓쳐 연장에 갈 기회를 놓쳤다. 8언더파까지 따라붙은 김보경도 17번홀에서 보기를 내줘 공동 2위에 만족해야 했다. 3라운드까지 공동 선두를 달리며 KLPGA 첫 승을 기대하게 했던 지한솔은 이날 버디 4개, 보기 3개로 1타를 줄이는 데 그쳐 이정민에게 덜미를 잡히고 말았다.
◆이정민 “지옥훈련 덕 봤어요”
이정민은 지난겨울 해외 동계훈련에서 스윙 방식을 간결하게 바꾼 것이 효과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우승 인터뷰에서 “라운드 수를 줄이고 하루 종일 연습장에서 살다시피 했다”며 “잔 동작이 많았던 스윙을 간결하게 바꾸고 백스윙 속도를 좀 더 빨리 가져간 게 도움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스코어를 생각하지 않고 연습한 샷이 잘 나오는지 확인하자는 생각으로 경기했는데 의외로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덧붙였다.
이번 대회는 첫날 비바람으로 경기가 중단된 탓에 나흘 내내 파행적으로 진행돼 선수들이 체력 부담으로 애를 먹었다. 대다수 선수가 아침부터 전날 중단된 잔여 경기와 당일 경기를 함께 소화하느라 2라운드부터 4라운드까지 점심도 거른 채 하루 27홀을 도는 강행군을 펼쳐야 했다.
한편 이정민과 고진영(21·넵스)은 단체전 부문에서도 합계 12언더파로 우승해 상금 3만달러를 추가로 받았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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