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밤까지만 해도 '불의에 굴복하지 않겠다'며 총선출마 뜻을 굽히지 않는 글을 트위터에 올리고, 후보결정을 미루는 데 대해 항의를 하기 위해 당원 100여명이 중앙당 비대위를 찾은 모습과는 전혀 달랐다.
이날 신도시인 도담동의 한 건물 2층에 있는 이 의원 선거사무소에는 불이 켜져 있었지만, 문이 굳게 잠겨 있었다.
텅빈 사무실에는 외부에서 걸려오는 듯한 전화벨 소리가 계속해서 이어졌다.
이곳으로부터 3㎞ 정도 떨어진 세종시당사에는 침통한 표정으로 핵심 당직자와 여직원 등이 걱정스러운 모습으로 외부에서 걸려오는 전화를 받고 있었다.
한 당직자는 "이 전 총리는 지금 (공천배제에 따른)충격으로 시내 모처에서 연락을 끊고 생각 중"이라며 "시당 차원에서 오후 4시께 부위원장 등 핵심당직자가 참석하는 비상대책회의를 소집해 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만간 이에 대해 당사자가 입장을 밝히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이날 오전 이해찬 캠프 공식 트위터에는 "공천배제 뉴스를 접하고 지지와 격려전화가 쉴 새 없이 오네요.
당의 불의한 결정에 대한 이해찬 후보가 입장을 밝힐 예정이니 끝까지 응원해 주십시오"라는 글이 걸려있었다.
이날 오전 월요전략회의를 주재하고 나오면서 이 소식을 접한 더민주 출신인 이춘희 세종시장도 참담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잇지 못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이 의원과 공천 경쟁을 벌이며 선거운동을 해온 한 예비후보는 "이 의원은 세종시를 만든 친노 좌장이어서 이런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더민주 세종시당은 한마디로 공황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더민주 중앙당은 이 의원에 대한 공천배제에 앞서 13일 노무현 정부 시절 대통령 정책실장 등을 지낸 김병준 국민대 교수를 대상으로 주민 지지도를 묻는 여론조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전략공천을 염두에 두고 여론조사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정치에 참여할 때가 절대 아니다"라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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