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층·기업이 주로 계약…포스코·대우건설도 잇단 분양
[ 조성근 기자 ] 지난 12일 베트남 하노이시청에서 남쪽으로 12㎞가량 떨어진 ‘하동 현대 힐스테이트’ 아파트 단지(사진). 외관이 성남 판교 등 국내 수도권 신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파트다. 구조도 최근 한국에서 인기를 끄는 판상형이었다. 주차장은 모두 지하에 배치했고, 지상은 공원과 야외 수영장으로 꾸몄다. 다른 점이 있다면 난방시설이 없고 남향 위주로 배치되지 않았다는 것 정도였다. 이 아파트 분양률은 95%에 이른다.
서덕렬 베트남 힐스테이트 법인장은 “한국식 주거시설의 장점이 입소문을 타고 알려지면서 베트남 부유층과 기업 등이 실수요 목적으로 많이 구입했다”고 말했다.
베트남에서 한국형 아파트가 성공적으로 뿌리를 내리고 있다. 중국 카자흐스탄 등 해외에 진출했던 한국 건설업체들이 대부분 큰 손해를 보고 철수했던 것과 달리 베트남에선 건설회사들이 1차 사업 성공에 힘입어 후속 사업까지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현대건설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가 해외에서 아파트 단지를 건설한 것은 ‘하동 測?힐스테이트’가 처음이다. 현대건설은 베트남에서 주택사업을 추가로 벌일 예정이다. 국내와 같은 수준의 아파트 단지를 짓기 위해 국내에서 사용하는 힐스테이트 브랜드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하노이 서남쪽 북안카인신도시에서 베트남 건설업체 비나코넥스와 손잡고 한국형 아파트 단지(스플랜도라)를 건설 중이다. 2009년 아파트 빌라 등 1차 물량 553가구를 성공적으로 분양했고, 2차 단지를 조성 중이다.
경남기업이 하노이 미딩지역에 건설한 ‘랜드마크 72’ 아파트는 하노이에서 가장 비싼 단지 중 하나로 꼽힌다. 2011년 분양된 이 아파트 가격은 3.3㎡당 약 830만원에 달한다.
아파트 단지 건설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한국식 신도시 건설도 본격화되고 있다. 대우건설은 상반기 중 하노이 서호 인근에 조성 중인 신도시 ‘스타 레이크’ 분양에 나선다. 대우건설은 186만㎡ 규모 대지를 6개 구역, 30개 블록으로 나눠 개발 중이다. 상반기 중 고급빌라 250가구를 분양한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베트남 사람들은 토지 소유에 대한 개념이 강해 빌라를 가장 선호한다”면서도 “한국형 아파트 단지의 장점이 알려지면서 아파트를 찾는 사람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하노이=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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