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시장 중국 경기 둔화에 수출증가율, 작년부터 마이너스
수출단가도 2011년 이후 하락세
내수 경기에도 악영향
소비 전망 지표도 '암울'…1월 취업자 증가분 '큰 폭' 감소
[ 최진석 기자 ]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올해도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부터 내리막길을 걸어온 수출은 지난 2월까지 14개월째 연속 전달보다 줄어들면서 역대 최장 기간 마이너스 기록을 세우고 있다. 수출 감소는 소득과 소비 감소를 불러 내수 불황으로 조금씩 전염되고 있다. 내수 부진이 이어지면서 기업 매출 감소→기업 투자 위축→일자리 감소→소비 절벽 등 내수 경제의 악순환이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수출 줄고 단가도 하락…경쟁 격화된 산업환경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 7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수출은 증가율은 물론 단가까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수출은 2010년부터 증가율 감소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1960년대와 1970년대 40%대를 유지하던 수출 증가율은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10%대로 하락했고, 2010년 이후에는 7.1%대에 그치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 ?증가율이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작년 3분기에는 -9.5%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역별로 보면 한국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 시장의 침체가 전체 수출 경기를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불확실한 대외여건으로 인해 수출 감소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근원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전경련은 지적했다.
질적인 측면도 악화되고 있다. 수출단가(2010년=100) 역시 2011년 8월 108.4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월에는 77.8로 1988년 통계 산정 이래 처음으로 80 이하로 떨어졌다. 수출 주력제품의 전년 동월 대비 1월 수출단가를 살펴보면 석유제품(-34.8%), 화공품(-14.8%), 철강제품(-20.0%) 모두 급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수출 감소와 동시에 단가마저 떨어지면서 주력제품의 수출 경쟁력에 근본적인 위기가 온 것으로 우려된다”고 분석했다.
수출 부진, 내수 불황으로 전이
국제 원자재의 가격 약세에 따른 수출단가 하락, 세계 경제의 저성장에 따른 해외 수요 위축 등으로 수출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내수 경기에 영향을 주고 있다. 우려했던 소비절벽이 점차 현실화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 4일 ‘최근 경제 동향과 경기 판단’ 보고서에서 “수출 감소가 내수 불황으로 전이되는 현상을 방치할 경우 장기간 경기회복이 지연될 수도 있다”며 “선제적인 추경편성과 금리인하 등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보 茨??지난 1월 소매판매액지수 증가율이 전기 대비 -1.4%를 기록하면서 소비절벽이 현실화될 우려가 높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향후 소비 경기 전망을 핵심적으로 보여주는 재화인 내구재 소비가 1월 중 감소세로 전환되면서 회복 가능성도 점점 사라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렇게 수출에 이어 내수까지 모두 불황에 빠지면서 기업들의 고용창출력도 약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올해 1월 실업률과 고용률은 지난해 같은 달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하지만 올해 1월 취업자 증가분이 큰 폭으로 감소함에 따라 산업의 고용창출력이 약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거시경제정책이 최근의 모든 경제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선제적인 추경편성과 금리인하 정책이 요구된다”며 “소비진작과 함께 기업 투자활성화를 유도하고 자유무역협정(FTA) 활용도를 높이는 방안을 연구해 수출 침체를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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