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대결] 알파고 4승1패로 승리…AI 새 역사 열었다(종합)

입력 2016-03-15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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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초접전 끝에 5국 패배…인간만의 도전정신으로 '유종의 미'



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AI) 알파고와 겨룬 마지막 승부에서 불계패를 선언했다. 이 9단이 1승4패를 기록하며 '세기의 대결'은 알파고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이 9단과 알파고는 15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 특별 대국장에서 제5국에 돌입했다. 이틀 전인 지난 4국에서 이 9단이 첫 승을 거두며 기대감을 높인 상황이었다.

이 9단은 이날 예고한대로 흑돌을 쥐었다. 승부의 유리함보단 새로운 도전을 택한 것. 백돌을 잡을 경우 7.5집의 덤을 가져 유리할 수 있지만 이미 백돌로 승리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9단은 흑을 잡았던 지난 1, 3국에선 모두 알파고에게 패했다. 그가 백을 잡았던 2, 4국에선 1승 1패를 거뒀다.

이 9단은 제4국을 마치고 "알파고는 기본적으로 백보다 흑을 쥐었을 때 더 힘들어 하는 것 같다"며 "백으로 이겼기 때문에 마지막에 흑으로 이겨보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흑돌을 택했지만 초반 전략은 4국과 유사한 실리를 추구했다. 이 9단은 '先(선)실리 後(후) 타계' 전략으로 초반 기선 제압에 나섰다. 중반에 접어들기 전 알파고보다 집에서 앞서겠다는 작전이었다.

중반부는 팽팽한 접전으로 진행됐다. 알파고는 전성기의 이창호 9단처럼 특유의 계산력을 내세웠다. 이에 이 9단은 흔들리지 않고 자기 실력을 발휘하는 모습이다.

유창혁 프로9단은 "이 9단이 편하게 자기 실력을 발휘하며 싸우는 바둑을 두고 있다"며 "알파고가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공략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 9단은 알파고에 대해 "이창호 9단이 새로운 기풍으로 바둑계를 놀라게 했던 것과 비슷한 느낌"이라며 "계산의 신(神算)으로 불렸던 이창호 9단의 전성기와 닮아있다"고 평가했다.

반집 차이 승부는 이 9단이 초읽기에 돌입한 순간까지 이어졌다. 오후 4시40분경 이 9단이 먼저 초읽기에 돌입했다. 알파고는 22분 가량을 남겨둔 상황이었다. 이후 오후 5시25분 알파고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막판 승부에선 미세하나마 알파고가 앞서갔다. 후반부로 갈수록 정확한 형세 판단으로 이 9단을 따돌렸다.

김 9단은 "이 9단이 2집반 가량 뒤진 것으로 보인다"며 "3국 때와 흡사하게 알파고가 안정적으로 승부에 임하며 승착을 찾아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최유리 한경닷컴 기자 now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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