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값을 끌어올리겠다며 지난달 산유량 동결에 합의한 세계 양대 석유수출국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오히려 증산했다. 합의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소식에 국제 유가는 3% 이상 떨어졌다.
15일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따르면 지난달 러시아는 하루 1108만배럴의 원유를 생산했다. 산유량을 지난 1월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사우디, 베네수엘라, 카타르 등 4개국과 합의했지만 하루 1만배럴을 추가로 뽑아내 역대 최대 생산량을 기록했다. 사우디의 지난달 하루 산유량도 1월보다 1만4000배럴 증가한 1014만배럴로 집계됐다. 베네수엘라와 카타르도 산유량을 늘렸다.
미국 등 서방국가와 핵합의 이후 국제 석유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는 이란은 하루 생산량을 60만배럴 더 늘려 400만배럴 생산체제를 갖추기 전까지 동결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거듭 밝혔다. 다만 지난달 하루 전체 산유량은 9570만배럴로 21만배럴 감소했다. 합의에 참여하지 않은 이라크, 아랍에미리트, 나이지리아 등이 감산했기 때문이다.
사우디와 러시아 등의 동결 합의가 힘을 쓰지 못하면서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는 14일 3.4% 떨어진 배럴당 37.18달러에 장을 마쳤다. 브렌트유도 2.1% 하락해 배럴 ?39.53달러로 떨어졌다. 외신은 주요 산유국이 다음달 러시아에서 동결 회동을 추진 중이지만 이번 합의가 파행을 겪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회의 자체만으로 유가가 들썩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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