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미지급 조항 없고 금리 매력 높아
“발행 고민해온 은행들 자신감 얻게 돼”
이 기사는 03월16일(04:49)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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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은행이 오는 23일 발행 예정인 800억원 규모의 조건부자본증권(코코본드) 투자자 모집에 성공했다.
1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전북은행이 800억원 규모의 10년 만기 코코본드를 발행하기 위해 이날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사전 청약)을 실시한 결과, 800억원의 투자금이 몰렸다. 가까스로 모집액을 채우긴 했지만, 지난달 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치뱅크의 코코본드 부실 우려가 불거진 이후 코코본드에 대한 불신이 커진 상황이어서 상당히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북은행의 이번 코코본드는 올 들어 처음으로 발행되는 코코본드다.
‘Contingent Convertible Bond(우발전환사채)’의 약자인 코코본드는 평상시에는 채권으로 분류돼 이자가 지급되지만, 발행회사가 자본 부족 등 어려움을 겪게 되면 이자 지급이 중단되거나 투자 원금이 전액 상각되는 고위험 채권이다.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자기자본비율을 높이려는 은행들이 발행한다. 이자 미지급이나 상각 위험 탓에 은행이 발행하는 일반 회사채(은행채)보다 신용 등급은 낮고 발행 금리는 높게 결정된다. 전북은행은 한국기업평가 등 국내 3개 신용평가회사로부터 이번 코코본드의 신용 등급을 ‘AA-’로 부여받았다. 일반 회사채 신용 등급(AA+)보다 두 단계 낮다.
전북은행은 수요예측 전 투자자들에 이번 코코본드의 공모 금리를 연 3.2~3.5%로 제시했다. 투자자가 많으면 최저 연 3.2% 금리로, 반대로 수요가 적으면 최고 연 3.5% 금리로 코코본드를 발행하겠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날 수요예측에 매수 주문을 낸 투자자가 그리 많지 않아 공모 금리 상단인 연 3.5%로 발행 금리가 결정됐다.
올해 초부터 개정 시행된 ‘은행업감독규정’에 따라 새로 발행되는 코코본드의 이자 미지급 가능성이 높아진 데다 지난달 ‘독일 도이치뱅크가 과거 발행한 코코본드의 이자를 주지 못할 수 있다’는 소문이 불거져나온 탓에 전북은행이 이번 코코본드의 투자자를 찾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있었다. 그러나 전북은행의 이번 코코본드는 이자 미지급 조항 자체가 없고 상대적으로 금리 매력도 커 저금리에 지친 투자자들이 몰려든 것으로 시장에서는 분석했다.
한 증권사 채권 연구원은 “이번에 전북은행이 투자자 모집에 성공한 덕분에 그간 코코본드 발행 여부와 시점을 고민해온 다른 은행들이 자신감을 갖게 됐다”며 “한동안 닫혀 있던 국내 旼謎뻐壤쳄葯?다시 열렸다”고 했다.
하헌형/김은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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