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하이오·일리노이 등 접전지서 승리한 힐러리
앞으로 35%만 득표하면 돼
[ 워싱턴=박수진 / 뉴욕=이심기 기자 ] 미국 민주당의 ‘미니 슈퍼 화요일’ 경선에선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압승해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사실상 확정됐다. 그간 미국에서 군소정당 여성 대통령 후보는 종종 있었지만, 주요 정당인 민주당이나 공화당에서 여성 대통령 후보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클린턴 전 장관은 15일(현지시간) 플로리다와 오하이오 노스캐롤라이나 일리노이 미주리 등 5개 주에서 치러진 경선에서 모두 승리해 경선 승리를 사실상 확정지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이날 현재 1561명의 대의원을 확보해 822명만 더 추가하면 경선 승리에 필요한 과반 대의원(2383명)을 채운다.
앞으로 남은 경선지에서 뽑을 대의원이 2367명이기 때문에 그중 35%만 득표하면 된다. 클린턴 전 장관의 지지율과 그동안의 승률을 감안했을 때 이변이 없는 한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 대의원 숫자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뉴욕타임스와 CNN 등 미국 주요 언론들은 “미국 첫 여성 대통령 후보가 사실상 확정됐다”고 보도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이날 고전이 예상됐던 오하이오와 일리노이 등 ‘러스트 벨트(rust belt, 쇠락한 중북부 공업지대)에서도 승리를 거뒀다. 중부 미주리주에서는 초접전 끝에 승리했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은 이날 경선이 끝난 뒤 지지자들을 향한 연설에서 “정치혁명을 위한 발걸음은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계속될 것”이라며 경선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이날 승리가 확정된 뒤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서 한 연설에서 본선을 겨냥했다. 그는 “국민의 일상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고, 국민을 더 안전하게 지켜주고, 나라를 하나로 융화시키는 게 다음 대통령의 임무”라며 자신이 적임자라고 말했다. 그는 “다른 대선 주자들이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공약을 내놓고 있지만 그게 얼마나 비용이 드는지, 어떻게 실행할 수 있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며 “그게 대통령이 되는 것과 단지 대통령선거에 출마하는 것과의 차이”라며 차별성을 강조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최근 CNN 여론조사 결과, 공화당 경선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와의 본선 양자대결 시 52% 대 44%로 승리하는 것으로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 계열 투자전문 주간지 배런스는 이날 월가 관계자들이 트럼프보다 클린턴 전 장관을 차기 대통령으로 더 선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클린턴 전 장관이 중도성향에 가까울 뿐 아니라 금융시장을 잘 이해하고 있어 당선 시 예측 가능한 정책을 펼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중국 등과의 무역마찰로 경제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많았다.
워싱턴=박수진/뉴욕=이심기 특파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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