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폰·TV 없이 한국 온 샤오미…'총판' 속내는?

입력 2016-03-17 07:32  

샤오미, 여우미와 한국 최초 총판 계약 체결
스마트폰·테블릿·TV는 제외
대륙 넘어 한국 '팬심' 얻으러 상륙




[ 박희진 기자 ] 이제 국내에서도 중국 샤오미 일부 제품을 오프라인에서 직접 만져보고 살 수 있다. 보조배터리, 체중계, 이어폰 등 품목은 얼만 안되지만 구매 후 사후서비스(AS)도 보장된다. 샤오미가 국내 총판 업체를 통해 유통에 나서면서다.

샤오미는 최근 한국 총판업체로 여우미와 가전 유통업체 '코마트레이드' 2곳을 선정했다. 여우미는 1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총판 위촉식을 열고 향후 국내 사업 전략을 처음 공개했다. 2015년 4월 중국과 한국에 동시 설립된 여우미는 샤오미의 보조배터리를 국내에 수입·유통하며 성장해왔다.

토니 주 샤오미 생태계팀 총괄이사는 "유통 대기업을 포함해 30여개의 한국 회사가 총판을 제안해왔고 다각적인 검토를 거쳐 2곳을 선정했다"며 "샤오미 제품에 대한 이해도와 수입 판매 실적 등이 선정 기준이었다"고 설명했다.

◆ 샤오미, 국내 AS·오프라인 판매 돌입

여우미는 먼저 그동안 국내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었던 AS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를 위해 국내 AS 대행업체을 물색하고 있다. 향후 대행업체가 선정되면 샤오미의 중국 AS 정책을 바탕으로 세부 규정을 국내 법에 맞게 조율할 예정이다.

이승환 여우미 대표는 "알파문구처럼 체인점 수가 많은 채널을 이용한 AS센터도 고려하고 있다"며 "가격이 저렴해 수리비가 더 드는 제품은 맞교환 형태로 AS가 진행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전국 스마트폰 대리점을 오프라인 판매장으로 활용한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샤오미 제품은 온라인 유통업체들이 개별적으로 수입해 판매했다. 소비자들은 사실상 구매 전 체험이 불가능했다. 여우미는 협력사인 모바일 액세서리업체 지스타코리아와 함께 전국 4만여개 휴대폰 대리점에 샤오미 배터리 등을 먼저 공급할 예정이다.

김광휘 여우미 운영총괄이사는 "고객 접근성과 편의성이 좋은 지점을 선별해 260여개 직영점을 운영할 계획"이라며 "제품을 직접 써볼 수 있는 체험관도 따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 핵심 선수 빠졌지만…미끼 상품·서비스로 '팬' 확보

이번 총판 계약 제품은 보조배터리 체중계 이어폰 나인봇 캐리어 공기청정기 등이다. 샤오미 생태계팀 내 자회사들이 만드는 제품들로 한정돼 있다. 샤오미가 직접 생산하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TV, 공유기는 총판 대상에서 제외됐다. 스마트폰과 TV 등 샤오미의 주요 전략 제품이 빠진 점은 소비자에게 아쉬운 대목이다.

배터리 체중계 등은 사실상 국내 소비자가 마음만 먹으면 온라인 유통업체를 통해 구입할 수 있었던 제품들이다.

샤오미가 핵심 선수들을 뺀 제품군만으로도 국내 시장에 뛰어든 이유는 뭘까.

국내 전자 업계관계자에 따르면 더 넓고 두터운 국내 팬층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가까운 곳에 다양한 미끼 제품들을 전시하고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국내 소비자들이 점점 샤오미에 빠져들게 유도하는 전략으로 해석되고 있다.

토니 총괄이사는 "이번 총판 계약으로 한국에서 돈을 얼만큼 벌어야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며 "샤오미 제품을 많이 사용하고 있는 한국 소비자들에게 AS나 체험관 같은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한국에 진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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