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뒤흔든 '코데즈컴바인' 거래소 알고도 못 막았다…'동전주' 재상장 시총 이미 1.6조

입력 2016-03-18 17:32  

[ 이민하 기자 ]
예상 못했던 일이 벌어진 것일까. 코데즈컴바인 사태가 한국거래소의 시장운영능력에 대한 의구심으로 번지고 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시장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한국거래소가 사전에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일이었다는 비판이 거세다.

18일 코데즈컴바인은 종가 기준 시가총액 3조4210억원을 기록했다. '동전주'였던 코데즈컴바인이 시가총액 6조~7조원 수준의 기업으로 부풀려졌다. 지난 16일 장중에는 시총 6조9668억원을 기록, 카카오를 제치고 코스닥 시총 2위에 올랐다.

코데즈컴바인은 지난해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 거래도 정지됐던 종목이다. 거래 정지 시 종가는 509원이었다. 코데즈컴바인의 주식은 거래가 정지된 동안 복잡한 과정을 거쳤다.

한 차례의 200대 1 자본감자와 채권단 출자전환 후 2차 감자(7대 1) 그리고 다시 제3자 유상증자를 거쳤다. 주식 수는 253억6723만1500주에서 25만2075주로 줄어들었다가 다시 3784만2602주로 불어났다.

이 과정에서 거래소는 매매 재개의 기준가에 다른 경우들과 마찬가지로 '1차 감자'(200대 1)만 적용했다. 이 때문에 거래가 재개될 때 평가가격은 10만1800원으로 껑충 뛰었다. 최고·저 호가 범위도 1~15만2700원으로 벌어졌다.

지난해 12월24일 코데즈컴바인의 주식 거래가 재개될 때 가격은 4만원이 됐다. 전 종가보다 80배가량 올랐다. 이때 이미 시가총액은 1조5137억400만원, 시총 10위권으로 둔갑했다. 거래소가 코데즈컴바인처럼 '이례적'인 경우에 '일반적'인 방법을 그대로 적용해서다.

불과 2개월 뒤 여느 코스닥 중소형주에 불과했던 코데즈컴바인이 시장 전체를 좌지우지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발행주식 3784만2602주는 대부분 묶여있고, 실제 거래는 전체의 1% 안팎 정도만 거래가 됐다. 주가는 2만원선에서 최고 18만원4100원까지 솟구쳤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거래소가 제도 적용을 기계적으로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던 부분을 놓쳤다는 얘기다.

실제로 코스닥시장업무규정 시행세칙 제27조(신규상장종목 등의 최초의 가격 결정방법) 제4항(별표1)에 따르면 '산정한 평가가격, 최저호가가격 또는 최고호가가격이 현저히 불합리하거나 이를 적용하기 곤란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거래소가 이를 달리 정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산술적인 계산 외에도 충분히 '운용의 묘'를 살릴 수 있는 여지가 있는 셈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데즈컴바인의 경우를 보면 거래소가 시장 투기세력에게 아예 마음대로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시총 규모나 유동주식 수를 보면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일을 왜 손 놓고 있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거래소 측은 규정에 따라 적법한 절차를 거쳤다는 입장이다. 코데즈컴바인만 특별하게 취급하기에는 형평성의 문제가 있었다는 해명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여러 상황이 복합적으로 물리면서 의도치 않은 결과가 발생했지만, 당시 사전에 충분히 검토를 하고 거래 재개 기준가를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시장에서는 코데즈컴바인 주가가 선물 거래에 이용됐을 거라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돌았다. 일부 투기세력이 코데즈컴바인을 통해 코스닥 지수 변동을 이용한 선물 거래에서 시세차익을 노렸을 것이라는 루머였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전혀 근거 없는 소문으로 보인다"며 "코스닥 지수를 이용한 선물은 없고, 코스닥 150 지수 선물은 있지만, 코데즈컴바인은 해당 지수에 포함된 종목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이민하 한경닷컴 기자 mina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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