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큼 다가온 전기차 시대] 전기차 운행비, 휘발유차 절반…차값은 2배 이상 비싸

입력 2016-03-18 18:27  

전기차 궁금증

보조금 받아야 일반차와 비슷
짧은 주행거리도 극복해야



[ 강현우 기자 ] 전기자동차(EV)는 배터리에 충전한 전기 에너지를 모터에 공급해 구동력을 발생시키는 차량이다. 일반 내연기관 자동차와 비교하면 배터리는 연료탱크, 모터는 엔진 역할을 한다.

도로를 달리는 전기차가 골프장이나 유원지 등에서 쓰이는 전기카트와 다른 점은 고전압 배터리를 활용해 고속으로 달릴 수 있다는 점이다. 전기카트 배터리 전압이 보통 48V인 데 비해 전기차 배터리는 300V 이상이다.


일반 자동차가 휘발유나 경유 등을 태워 달리기 때문에 온실가스와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것과 달리 전기차는 주행 과정에서 배출가스를 전혀 내뿜지 않는다. 운행비도 저렴하다. 환경부는 다음달부터 유료화하는 전기차 충전 비용을 ㎾h당 313.1원으로 계획하고 있다. 전기차는 1㎾h 충전으로 보통 5㎞를 달릴 수 있다. 휘발유 차량이 1350원가량을 들여 1L를 넣으면 10~12㎞를 주행할 수 있지만, 전기차는 같은 가격으로 21~22㎞를 달릴 수 있어 연료비가 휘발유차의 절반가량이다.

하지만 전기차는 가격이 비싸고 주행거리가 짧은 것이 단점이다. 전기차 가격은 일반 차량보다 두세 배 비싸다. 기아자동차 쏘울 전기차 가격은 4250만원으로 일반차 쏘울(1423만~2233만원)의 최대 세 배에 이른다. 2000만원 내외의 보조금을 받아야 일반 승용차와 비슷해진다.

이 중 배터리 가격이 전기차 가격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전기차를 고속으로 일정 거리 이상 달리도록 하려면 현재 기술로는 배터리를 차량 실내공간 바닥 전체에 깔아야 하기 때문이다.

가격은 비싼데 주행거리는 내연기관 자동차의 3분의 1 수준이다. 1㎾h에 5㎞를 달리는데, 한정된 공간에 실을 수 있는 배터리 용량이 30㎾h에도 못 미치기 때문이다. 판매되는 전기차 가운데 완전 충전 주행거리가 가장 긴 쏘울도 148㎞(배터리 27㎾h)밖에 되지 않는다.

최근 관련 기업들이 기술 개발로 이런 단점을 빠르게 극복해 가고 있다. 지난해 말 전기차 최초로 누적 10만대 판매 기록을 세운 닛산 리프(24㎾h)는 첫 모델인 2011년형 주행거리가 117㎞였지만 2015년형은 132㎞로 늘었다.

현대자동차가 오는 6월 말부터 판매할 예정인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28㎾h 배터리로 180㎞를 달릴 수 있다. ㎾h당 6.4㎞ 수준이다. 주행거리는 길어졌지만 가격은 4000만원 내외로 쏘울보다 낮췄다.

배터리 가격도 내려가는 추세다. 2~3년 전만 해도 전기차 배터리 공급가는 ㎾h당 300달러 이상이었지만 최근 200달러 선이 깨졌다. 업계 관계자는 “2020년이면 가격이 절반으로 낮아져 일반 승용차 가격과 비슷하고 주행거리는 두 배로 늘어난 전기차를 쉽게 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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