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물·재채기 심한 비염, 꽃가루·집먼지 진드기 등 원인
코감기와 헷갈려 약 잘못 먹으면 약물 중독성 비염으로 악화 우려
지긋지긋한 무좀…날씨 풀리면 가려움증 심해져
발 씻은 뒤 물기 완전히 없애야…발톱으로 번지면 레이저 치료를
심장병 환자도 조심해야
일교차 커져 혈관 쉽게 수축…짠 음식 줄이고 정기검진 필요
[ 이지현 기자 ] 봄의 시작을 알리는 3월이다. 겨우내 긴장했던 몸과 마음이 이완되면서 각종 질환이 기승을 부리기 쉬운 계절이다. 이맘때면 바람에 날리는 꽃가루로 기침 콧물 등의 증상을 보이는 사람이 많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겨우내 잠잠했던 무좀균이 기승을 부려 가려움증을 호소하는 환자도 크게 늘어난다. 급격한 기온 변화 때문에 심혈관 질환으로 의료기관 응급실을 찾는 사람도 있다. 추운 겨울을 끝내고 반가워야 할 봄이지만 건강 관리를 잘못하면 반갑지 않은 봄이 될 수 있다. 봄철 주의해야 할 질환과 예방법을 알아봤다.
꽃가루 때문에 알레르기 비염 늘어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에게 꽃가루가 날리고 황사와 미세먼지가 많아지는 3월은 괴로운 시기다. 새 학기를 시작한 어린이 환자는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학업이나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겪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코점막이 특정 물질에 과민반응을 보여 콧물, 코막힘, 재채기 등으로 나타나는 증상이다. 코 주위가 가렵거나 두통이 생기기도 한다. 심하면 중이염, 부비동염, 인후두염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 발작적인 콧물, 코막힘, 재채기는 학업이나 업무 집중력을 떨어뜨린다. 환절기의 날씨 변화, 꽃가루, 집먼지진드기, 동물 털, 음식, 스트레스 등이 영향을 미친다. 특정 계절에만 나타나는 계절성 알레르기 비염과 1년 내내 계속되는 통년성 알레르기 비염으로 나뉜다.
알레르기성 비염이 있으면 맑은 콧물이 흐르고 연속적으로 재채기를 한다. 코막힘 증상이 나타나고 눈이나 코에 가려움증도 생긴다. 보통 아침에 증상이 심했다가 오후가 되면서 진정되는 경향을 보이지만 코막힘 증상은 지속된다. 코막힘 상태가 지속되면 숨 쉬는 것이 힘들어지면서 두통이 생기거나 집중력이 떨어져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을 수 있다. 중이염, 부비동염, 인후염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알레르기성 비염 증상을 일반 코감기와 혼동하기 쉽다. 알레르기성 비염과 코감기는 원인과 증상, 치료법이 달라 구분해야 한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알레르기 물질이 원인이지만 코감기는 바이러스로 감염되는 질환이다. 공통적으로 발열, 전신피로감, 통증, 인후통을 동반한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한두 달 이상 지속돼 약물 치료를 하거나 원인 물질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반면 감기는 휴식만 취해도 1주일 안에 호전된다.
알레르기성 비염을 코감기와 구분하지 못해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증상이 심해질 가능성이 있다. 의료기관을 찾아 진료받는 것이 좋다. 한남수 에이치플러스(H+) 양지병원 호흡기센터장은 “어릴 때 생긴 알레르기성 비염을 적극적으로 치료하지 않으면 평생 지속될 수 있다”며 “면역검사 및 알레르기 반응 검사를 통해 예방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그는 “알레르기성 비염과 코감기를 헷갈려 약을 잘못 먹으면 내성이 생겨 약물 중독성 비염으로 진행할 수 있다”며 “혈압 상승이나 심장·갑상샘 질환을 악화시킬 수도 있기 때문에 전문의 처방을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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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되면 재발하는 무좀
무좀은 무좀균으로 알려진 피부사상균이 피부 각질층에 침투해 생기는 피부병이다. 발가락 사이가 하얗게 짓무르는 유형이 가장 흔하다. 노란색 진물이 찬 수포가 생기는 무좀, 발바닥 각질이 두껍게 쌓이는 무좀도 있다. 구두와 양말을 신고 생활하는 시간이 길면 무좀균에 감염될 가능성이 높다. 수영장이나 대중목욕탕 등에서도 쉽게 감염된다. 날씨가 따뜻해지면 가려움증 등 무좀 증상은 더욱 심해진다. 무좀을 치료하기 위해 식초나 레몬 물에 발을 담그는 민간요법을 시도하는 환자도 많다. 종종 무좀 치료를 위해 고농도 산(酸)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화상을 입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발에 피부병이 생겼다고 무조건 무좀은 아니다. 접촉성 피부염이나 농포성 건선은 무좀과 증상이 비슷하다. 의료기관을 찾아 적절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 무좀 진단을 받으면 항진균제를 바르거나 먹는 약으로 치료할 수 있다. 최근에는 효과가 좋은 바르는 약이 많이 개발돼 부작용 없이 간편하게 무좀을 없앨 수 있다.
무좀균을 없애기 위해선 생활습관 개선도 중요하다. 무좀을 박멸하려면 발을 깨끗이 씻고 통풍이 잘 되도록 해 무좀균이 살기 어려운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샤워한 뒤 깨끗한 수건으로 발가락 사이 물기를 제거하는 게 중요하다. 헤어드라이어로 발을 말리는 것도 좋다. 항진균 처리가 된 양말을 신는 것도 도움이 된다. 구두는 서너 켤레를 준비해 내부가 건조해진 다음 신는 것이 좋다. 사무실에서도 오랫동안 구두를 신고 있는 것보다 통기성이 좋은 실내화를 신는 것이 낫다. 더운 날씨에 꽉 쪼이는 신발은 피하고 구멍이 뚫린 신발이나 샌들을 신고 집에서는 맨발로 생활해야 한다. 1주일에 한 번 정도 신발에 항진균 효과가 있는 스프레이를 뿌려주는 것도 좋다.
무좀은 손톱이나 발톱으로 번지기도 한다. 이때는 먹는 약이나 바르는 약 대신 레이저 치료를 활용하기도 한다. 김형섭 강남 아름다운나라피부과 원장(피부과전문의)은 “무좀은 한번 걸리면 치료기간이 길고 번거로운 만큼 예방에 신경써야 한다”며 “심한 무좀이나 손발톱무좀 초기라면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교차 커 심장병 환자도 늘어
일교차가 큰 봄에는 심근경색과 같은 심장병 환자도 크게 증가한다. 기온 변화가 심한 봄에는 자율신경계에 문제가 생겨 혈관이 쉽게 수축된다. 심혈관 질환 ?더 많아지는 이유다. 겨우내 활동량이 줄었다가 갑자기 운동을 시작해 심장에 무리를 주는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편욱범 이대목동병원 심장혈관센터장은 “평소 혈관 건강에 관심을 기울이고 적정 체중 유지, 꾸준한 운동, 채소와 생선 중심의 저염식 등 생활수칙을 유지하며 정기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심혈관 질환을 막기 위해서는 짜게 먹는 습관을 버려야 한다. 한국인의 하루 평균 소금 섭취량은 11.2g으로 세계보건기구(WHO) 권장량인 5g보다 많다. 음식을 짜게 먹으면 혈압을 높여 심혈관 질환을 일으키고 증상을 악화시킨다. 등푸른생선에 들어 있는 오메가3 지방산은 혈중 중성지방을 낮추고 혈전 형성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 생선을 1주일에 2회 이상 섭취하고 채소와 해조류를 많이 먹어야 한다.
비만은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고지혈증) 위험을 높인다. 키에 맞는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여성은 허리둘레를 85㎝ 미만, 남성은 90㎝ 미만으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하루 30분 이상, 1주일에 4일 이상 심장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가볍게 운동하면 혈압과 혈당을 낮출 수 있다.
도움말=한남수 에이치플러스(H+) 양지병원 호흡기센터장, 김형섭 강남 아름다운나라피부과 원장, 편욱범 이대목동병원 심장혈관센터장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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