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원금 손실 위기
[ 이지훈 / 김인선 기자 ] 연 10% 안팎의 수익률로 인기를 끌고 있는 개인 간(P2P) 대출 시장에 경고등이 켜졌다. 연체 이력이 없고, 상환 능력이 충분한 것으로 평가됐던 한 차입자가 갑자기 개인회생을 신청하는 바람에 수십 명의 대출자들이 돈을 떼일 위기에 처한 사례가 나왔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P2P 대출 업체 8퍼센트를 통해 34명의 투자자로부터 1500만원을 대출받은 한 40대 남성이 두 차례 원리금을 상환한 뒤 이달 들어 개인회생을 신청했다. P2P 대출은 투자자와 차입자를 온라인상에서 직접 연결하는 대출 방식이다. 차입자가 개인회생을 신청하면 채권자는 법적으로 추심 행위를 할 수 없어 34명의 투자자들은 돈을 떼이게 됐다. 8퍼센트가 연결한 920여건의 대출 중 첫 번째 부실이다.
투자자들은 이 차입자에 대해 ‘연체 이력이 없고, 월 소득이 624만원에 달해 부실 가능성은 2.2%에 불과하다’고 소개한 8퍼센트 측에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현재 8퍼센트 대출 채권 중 세 건이 더 연체돼 있다.
이에 8퍼센트 측은 “이 대출 채권은 투자금의 일부를 보호해주는 안심펀드가 적용된다”며 “연체가 6개월 이상 지속되면 보호금액을 산정해 투자금 일부를 투자자들에게 돌려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한국에서는 개인회생 제도가 발달해 있어 차입자들이 도덕적 해이에 빠질 우려가 크다”며 “수익률이 연 10% 정도라는 것은 그만큼 부실 가능성도 크다는 의미라는 걸 투자자들이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훈/김인선 기자 li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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